북한은 이달 초 중국에서 사용후 핵 연료를 이용한 핵무기 제조에 이용될 수 있는 화학물질인 트리뷰틸 인산염(TBP) 20t을 구입했다고 워싱턴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우라늄을 무기급 우라늄으로 정제하는 데 사용되며, 플루토늄 정제에도 이용될 수 있는 물질인 TBP는 플라스틱이나 잉크 제조 등 상업적인 용도로도 이용된다. 미국 정보관리들은 그러나 북한이 TBP를 플루토늄 핵무기 개발에 이용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민간단체인 ‘핵무기 통제에 관한 위스콘신 프로젝트’의 개리 밀홀린(Milhollin) 국장은 “북한이 이 시점에서 TBP를 구입한 사실은 불길한 징조”라며, “이는 북한이 사용후 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더 추출할 계획이라는 증거이며, 북한이 사용 후 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위해) 재처리를 한다면 몇 달 안에 핵폭탄을 몇 개 더 생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보관리들은 이번 TBP 거래에 중국의 다롄(大連) 지역에 있는 기업이 관련됐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회사명은 언급하지 않았다. 워싱턴타임스는 북한과 중국의 TBP 거래는 중국 정부가 핵무기 개발과 관련된 물자 수출을 통제하는 데 실패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그러나 이 보도에 대해 논평하지 않았으며, 리처드 바우처(Boucher) 국무부 대변인도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 보도 내용이 정보사항이라는 이유로 논평을 거부했다.

워싱턴타임스는 지난 9일, 북한이 제네바 합의에 따라 1994년에 폐쇄시킨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하기 위해 모종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정황이 미국 정보기관들에 포착되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워싱턴=姜仁仙특파원 insu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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