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쌀을 싣고 북으로 향할 예정이었던 5000t급 이스턴 프론티어호가 경인항운노조의 대북 지원 물자 선적 거부로 모든 선적이 취소된 채 16일 오후 인천항 7부두에 정박해 있다. /仁川=鄭漢植기자 hschung@chosun.com

16일 오후 12시30분 인천항 74번 선석. 지난 13일 입항한 5000t급 화물선 이스턴 프론티어호(號)가 외항 쪽으로 빠져나갔다. 화물칸은 텅 빈 상태였다.

경인항운노조가 북한의 ‘핵동결 해제’ 선언과 관련, 지난 13일 “북측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 한 대북 지원 물자의 선적을 거부한다”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8차 대북 지원용 쌀 5100t을 싣고 21일 북한 해주항으로 출항할 예정이던 이스턴 프론티어호는 결국 나흘을 기다리다 전북 군산항으로 배를 돌렸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군산항에서 대북 쌀 선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1주일이 걸리는 선적작업을 감안하면 군산항에서 부랴부랴 작업을 해도 해주항 도착은 당초 일정보다 3~4일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지원되는 쌀은 충남 서천 지역에서 올해 수매한 정부 양곡으로 지난 14일 쌀 60t을 싣고 올라 왔던 트럭 3대는 경인항운노조의 선적 거부로 되돌아갔다. 서천 지역 정미소들에는 트럭 220대분(5100t)의 대북 지원용 쌀이 대기 중이다.

경인항운노조 최만제(崔萬濟·50) 쟁의부장은 “이번 일로 전국에서 큰 격려를 받았다”며 “우리가 북한에 실어보낸 물자가 포탄과 미사일이 되어 돌아올 가능성이 있는 한 대북 지원 물자 선적을 계속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산항운노조는 배가 군산항으로 내려오면 곧바로 쌀을 실어보내겠다는 입장이다.
/仁川=朴敦圭기자 coeu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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