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를 방문 중인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12일 수도 도하의 아스사일리야 군기지에서 미군들을 상대로 연설하고 있다. 현지의 미군들은 이라크전에 대비해 강도높은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도하=AP연합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12일 북한의 핵시설 재가동 발표에 대해,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만든 언론발표문( A4면 참조 )을 백악관의 애리 플라이셔(Fleischer) 대변인이 발표한 것 외에는 상당히 ‘입조심’을 하는 분위기였다.

중동을 방문 중인 도널드 럼즈펠드(Rumsfeld) 국방장관과 백악관의 션 매코맥(McCormack)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이 각각 가진 기자회견도 이 ‘발표문’의 테두리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나, 부시 행정부 대응의 행간이 읽혀졌다.

◆ 럼즈펠드 장관 회견

―이번 상황은 얼마나 심각한가?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북한이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도록 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이 지속될 것임은 분명하다.”

―미국은 어느 시점에서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계획할 것인가?

“유엔이나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그런 결정을 할지 안할지 나로서는 모른다. 북한은 매우 이상한(strange) 정권이다. 비정상적이라고 규정할 수밖에 없는 행동 패턴을 갖고 있다. 미국을 포함해 어느 나라가 언제 ‘추진 중인 외교적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릴지 알지 못한다.”

◆ 매코맥

―북한에 대해 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인가?

“우리의 대북 접근방식은 변하지 않았다. 핵심은 나쁜 행동에 대해 보상은 없다는 점이다.”

―북한 공격을 고려하는가?

“우리는 평화적인 해결을 추구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북한의 성명 때문에 국제사회와의 공조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려는 우리의 전략이 바뀌지는 않았다.”

―북한의 성명이 미국과의 협상용인 것 같은데….

“우리가 북한과의 관계 진전을 논의하기 전에 북한은 그들의 약속과 조약 의무를 이행할 필요가 있다.”

―북한과의 위기가 도래하고 있다고 보는가?

“역사의 초고를 기술하는 것은 언론인의 몫이지만, 나로서는 ‘위기’라는 용어를 현재 상황에 적용하지 않을 것이다. 어렵고 복잡한 문제이지만 우리는 평화적인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북한은 미국이 중유를 중단했기 때문에 에너지 확보를 위해 원자로를 재가동하겠다고 주장하는데….

“제네바 합의를 무효화한 것은 북한이다.”

―북한에 대한 외교적 노력이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인내심이 있다. 북한이 비밀 핵무기 프로그램을 시인한 것이 10월 4일이었고, 그리 오랜 시간이 흐른 것이 아니다. 한국·일본·중국·러시아 등 국제사회의 대북 메시지는 일관되고 단합돼 있다. 우리는 이 같은 외교적 노력이 성공을 거두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다.”
/ 워싱턴=朱庸中특파원 midwa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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