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잘 보전된 휴전선 주변 비무장지대(DMZ)의 생태계가 남북한 철도ㆍ도로 연결사업으로 훼손될 위기에 놓여 대책이 시급하다고 국제환경단체인 DMZ포럼이 10일 뉴욕 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주장했다.

포럼 회원인 김기충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와 에드워드 윌슨 하버드대 명예교수가 함께 쓴 이 기고문은 50년동안 인적이 끊겼던 DMZ 일대는 희귀하고 멸종위기에 빠진 동ㆍ식물의 요람이 되고 있으며 한반도 최대ㆍ최고의 자연보전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기고문은 이러한 DMZ가 "평화공원으로 지정된 보전된다면 남북화해의 적절할 상징이 될 수 있을 것이며 일부 자연보전지역은 멸종위기 동ㆍ식물의 번식과 자연의 복원력 연구를 위한 실험실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고문은 "DMZ 일대의 보전과 남북교류 강화는 상호배치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지난 9월 합의된 남북 철도ㆍ도로 연결사업으로 이 지역 환경이 훼손된다면 이는 커다란 손실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철도와 도로의 노선은 멸종위기 동ㆍ식물의 서식처와 습지, 철새 비행통로를 피하고 이 지역을 통과하는 자동차는 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연료만을 사용토록 하며 보행자의 출입을 통제하는 것과 함께 도로와 철도 이외에 어떤 시설물도 건축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기고문은 주장했다.

기고문은 "내년 초 퇴임하는 김대중 대통령이 남북연결 철도와 도로를 햇볕정책에 대한 자신의 기여로 여길 가능성도 있지만 금수강산을 살릴 마지막 기회를 버린다면 이는 너무나 값비싸고 불필요한 대가를 치르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기고문은 "남북한이 자연보전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면 더욱 항구적인 평화의 토대가 마련될 것이며 유엔은 남북한에 이를 촉구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밝히고 "전세계 과학자들도 이를 위한 지원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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