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간 임진강 수해방지 협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북한이 임진강에 저수량 3억~4억t의 ‘황강댐’을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교통부는 10일 “북한이 휴전선 상류 42.3㎞ 지점 임진강 상류에 댐을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지형도 등으로 분석한 결과 댐 규모가 3억~4억t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황강댐은 임진강 상류의 물길을 예성강으로 돌려 발전하는 유역변경식으로, 현재 터널 및 댐 기초공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건교부는 파악하고 있다.

건교부는 “황강댐이 임진강 상류를 차단, 하류인 파주·연천 등에 연간 2억9300만t의 용수(用水) 부족 사태를 초래하고 홍수기에 북측이 한꺼번에 물을 방류할 경우 대규모 홍수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이미 99년 11월 북한 중앙방송을 통해 임진강 상류에 10만㎾ 규모의 유역변경식댐(일명 예성강발전소)을 건설한다고 발표한 바 있으나 그동안 정부는 남북접촉 과정에서 이 문제에 대해 전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북한은 황강댐 외에도 임진강 상류에 3000만~4000만t 규모의 댐 4개를 건설 중이다. 건교부는 황강댐 문제와 관련, 내년 1월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임진강 수해방지실무협의회담에서 수자원공동이용문제를 북한과 협의할 방침이다. 건교부는 협상이 제대로 안 될 경우에는 임진강 하류에 7000만t 규모로 계획 중인 군남홍수조절지를, 1억3000만~2억t 규모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車學峯기자 hbch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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