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문제에 대한 미·북 논의가 다소 빨라질 전망이다. 양국은 콸라룸푸르에서 3일 끝난 미사일 전문가 회담의 후속회의를 이달 중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처드 바우처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3일 “북한 미사일 문제와 관련된 광범위한 문제들을 논의하기 위해 추가 협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북측 회담 대표에 대해 김정일(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으로부터 상당한 권한을 부여받은 인사가 나서야 진전이 이뤄질 것으로 판단하고, 양측 회담대표의 격(격)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5일 “미국측은 이번 회담에서 장창천 북한 대표가 아무런 권한도 없고 훈령을 읽어 내려가는 수준에 불과해, 앞으로 개최될 회담의 대표로는 ‘부적격’이란 판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국측은 이번 회담에 최소한 장 대표보다 상급자인 이용호 외무성 군축담당 대사가 대표로 나올 것을 기대했었다. 다음 회담에서 미국은 웬디 셔먼 대북 정책 조정관이 회담 대표를 맡고 북측의 강석주(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대표로 나오게 하는 방안을 신중히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담에서 미국은 미사일 사거리 300km가 넘는 미사일과 관련기술의 수출을 통제하는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북한이 가입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그러나 단·중거리 미사일인 스커드 및 노동1호 미사일의 수출 포기 등 미국 요구사항에 대해 ‘현금 보상’을 요구,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하원기자 may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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