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5년 입국한 탈북자 이민복(45.한사랑통일출판사 대표)씨는 21일 여권 발급에서 탈북자를 차별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국가정보원과 경찰청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냈다.

이씨는 진정서에서 "남한인들은 (여권 발급) 신청 5일만에 복수여권이 나오지만 탈북자들은 흔히 30∼40일 걸려 단수여권을 받는다"며 "나도 지난달 4번째 미국 여행을 가려고 여권을 신청했지만 종전과 마찬가지로 한달 넘도록 신원조회중이라는 이유로 여권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나는 이미 서울에 도착한 뒤 정보기관에서 6개월 동안 신원조회를 받고 7년전 주민등록증을 받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지금처럼 신원조회라는 명목으로 한달 이상 질질 끌지 말고 차라리 법과 규정을 세워 명확.신속하게 처리해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교부 관계자는 "우리로선 대통령령인 보안업무처리규정에 따라 경찰청에 신원조회를 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외교부에서 신원조회가 오면 다른 이들은 전과자가 아닌 한 경찰에서 자체적으로 결정하지만 탈북자들은 다시 국정원에 문의해야 하며 최종 결정도 국정원 담당자가 하도록 돼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농업연구사로 일한 이씨는 지난 91년 6월 탈북, 중국을 거쳐 러시아로 가서 94년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서 난민 인정을 받고 95년 2월 입국했다./연합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