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신의주특별행정구나 라선경제특구, 개성공업지구 등이 성공하더라도 이들 특구에 적용되는 것과 같은 개방정책을 다른 지역으로 확대 시행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일성종합대학 경제학부 무역경제학과 리명숙(46.여) 교수는 최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인터뷰를 통해 "어느 나라에서는 경제특구를 설정하면 점차 그 나라 전체가 특구처럼 되었으나 우리는 그와 다르다"라며 "끝까지 사회주의를 지키고 발전시키겠다는 것이 우리 인민의 지향과 결심"이라고 말했다.

지난 13일자 조선신보에 게재된 리 교수의 이같은 인터뷰 내용은 북한이, 1979년 개혁ㆍ개방 이후 몇 군데의 특구를 통한 실험을 거쳐 개방 지역을 점차 확대해온 중국식 개방정책을 답습하지 않을 방침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리 교수는 신의주특구와 개성공단이 세계경제발전 추이와 북한 경제발전의 요구를 반영해 주동적으로 취한 조치로 북한에도 이롭고 투자하는 상대방에도 조건이 아주 유리하다고 강조한 뒤, 라선지구 개발도 앞으로 꼭 해야 할 사업이어서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그에 관한 연구를 깊이 있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북한 대외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는 선진기술 도입이고 이를 통해 경제 전반 수준을 높여나가는 것이라고 소개한 리 교수는 "다른 나라와 경제교류를 할 때 우선 자기 나라의 경제가 일정한 수준에 있어야지 (외국에) 계속 무엇을 달라고 요구만 하게 되면 구걸이나 같다"라고 지적했다.

리 교수는 "자립적 민족경제를 건설한다고 해서 우리가 몽땅 자체로 개발해서 생산하고 원료ㆍ자원을 다 우리 것으로 생산한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다른 나라의 발전된 선진기술을 제때에 받아들여 우리 것으로 만드는 것이 자립적 민족경제 건설이고 현시기 자력갱생의 중요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리 교수는 이어 김일성종합대학에서도 80년대말 사회주의시장이 소멸함에 따라 자본주의시장경제를 연구하는 데 힘을 쏟고 특히 합영ㆍ합작의 성공에 대해 연구ㆍ교육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를 위해 지난 90년 무역경제학과를 공식 신설하는 한편 총련 조선대학교에 의뢰해 초빙강의도 3년간 진행했다고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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