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북한이 북한에서 일시 귀국한 납치 일본인 생존자 5명의 북한 송환을 둘러싸고 외교전을 전개, 날이 갈수록 납치 일본인 거취가 도쿄-평양간 최대 쟁점으로 대두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6일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일-북 납치희생자 송환 싸고 치고받기" 제하의 기사에서 "도쿄 당국이 이들 납치 일본인 희생자들의 북한 송환을 거부해 일-북 수교협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일본은 지난 15일 2주 일정으로 본국으로 돌아온 납치 희생자들을 평양으로 돌려보내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임을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북한에 의해 납치된 후 월북 미군병사 찰스 젠킨스(62)와 결혼한 히토미 소가(43)가 일본에 귀국한 뒤 고향 마노에서 쇼핑하는 사진을 크게 싣고 일본 정부의 이들 납치 희생자 5명의 영주 귀국 결정으로 일-북 수교협상이 답보상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신문은 "북한은 일본 정부의 그같은 입장을 격렬하게 비난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일-북간 외교관계가 냉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이 북한과 대화에서 일-북 수교 및 경제원조를 약속했던 다짐들은 북한의 돌연한 핵무기 개발계획 시인 및 핵물질 개발 시도로 더욱 헝클어졌으며 그 여파로 일본인 납치희생자들을 둘러싼 외교갈등도 더욱 증폭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그들(일본 납치 희생자들)은 일본에 남을 것"이라며 이 문제에 대한 협상의 여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일본측은 납치 생존자 5명의 영주 귀국 결정과 함께 북한에 남아있는 이들 가족도 조속한 시일 내 일본으로 귀국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북한 당국은 일본측의 그같은 요구는 납치 생존자 5명의 일시귀국 합의를 위반할 것이라면서 일본측이 계속 그같은 입장을 고수할 경우 일-북 수교협상이 지연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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