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적십자 실무회담에 앞서 남측 이병웅 수석대표(뒤편 오른쪽) 등 양측 대표들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북 적십자사는 1일 금강산여관에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을 열고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 조포마을을 면회소 제1 후보지로 하기로 합의, 이 곳에 면회소 설치가 확실시된다.

그러나 이산가족 연내 추가상봉과 전후 납북자 문제에 대해서는 북측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지만 남측은 연내 추가 상봉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회담 타결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이병웅(李柄雄) 남측 수석대표와 리금철 북측 단장은 이날 오후 3시께 현대아산이 운영 중인 온정각 부근 조포마을 면회소 설치 후보지를 둘러본 뒤 오후 3시40분께부터 1시간10분 가량 단독접촉을 갖고 "온정리 조포마을을 면회소 제1 후보지로 하는데 의견 일치를 봤다"고 회담 관계자가 전했다.

양측은 또 지질조사, 설계, 감리 등 면회소 건설을 위한 '금강산 면회소 건설추진단'을 이달 중에 구성, 면회소를 조속히 착공한다는데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이미 조포마을 가구 10여 채에 대한 철거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착공 일자는 남북이 연내 착공에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질조사, 설계 등 선행 공정에 걸리는 시간이 1-2달 필요할 것으로 보여 연말이 될지 내년 초가 될지 불확실하다고 회담 관계자가 밝혔다.

이산가족 연내 추가 상봉에 대해 북측 리금철 단장은 "겨울에 북쪽에는 눈이 많이 오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며 추가 상봉은 사실상 불가능함을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 회담 관계자도 "현대아산이 임대한 금강산여관이 본격적인 수리에 들어가 사실상 숙박시설이 없다"고 밝혀 북측이 면회소 완공 이전에는 추가 상봉을 계획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남측 회담 관계자는 "면회소를 연내 착공하려면 북측이 최소한 추가상봉이나 이산가족 생사 및 주소확인 확대에 대한 중대한 진전을 약속해야 한다"고 밝혀 이 부분에 대한 북측의 반응이 전체회담 결과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북측은 전후 납북자 생사확인과 이산가족 추가상봉이 필요하다는 남측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

이 수석대표는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문제와 전시 행방불명자, 전후 납북자 문제 등은 아직 논의 중이며 일단 합의서 초안을 북측에 전달했다"면서 "실무접촉을 계속해 우리 요구가 관철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북은 이날 오후 7시5분께부터 2시간 가량 선상호텔 해금강에서 남측 주최 만찬을 한 데 이어 오후 11시35분께부터 수석대표 단독 접촉을 갖고 막판 의견 절충에 들어갔다.

북측은 1일 밤 수석대표 접촉에서 "남측이 원하는 게 뭔지 정리해서 다시 한번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금강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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