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긴박한 외교현안으로 떠오른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네바합의를 대체할 수 있는 새 협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미 의회조사국(CRS)이 지적했다.

29일 미 의회도서관 웹사이트에 따르면 의회조사국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이라는 지난 21일자 보고서를 통해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핵개발 시인으로 촉발된 이번 사태를 풀어가기 위해 3가지에 초점을 둔 접근법을 시도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보고서는 ▲대북 핵문제와 대 이라크 정책 간의 균형(balance)적 대처 ▲제네바합의의 존속여부에 대한 판단 및 새로운 대북 협상 틀의 필요성 ▲북한이 핵개발 포기 압력을 거부할 경우 강제적인 조치의 사용 가능성 등을 시급히 검토해야 할 정책 시사점으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먼저 서문을 통해 북한이 핵비확산협약(NPT)을 위배하고 핵무기를 개발해온 사실을 시인한 뒤 1994년 제네바합의를 무효화한 것으로 간주한 채 더 강력한 무기가 있다고 위협함으로써 이 문제는 미국이 직면한 외교정책상의 긴박한 이슈로 부상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첫째 부시 행정부는 대북문제의 정책비중을 대 이라크 외교전 및 전쟁준비와 어느 정도 비슷하게 맞춰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둘째 북한이 지난 1992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체결한 합의사항을 준수하도록 어떻게 압력을 가할 지 검토한 뒤 핵개발 프로그램을 다룰 새 협상 틀의 가동 가능성을 타진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새로운 협상 체제 하에서는 북한이 비밀리에 핵무기를 개발한 것으로 의심되는 장소 및 시설에 대한 `특별사찰' 계획을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북한이 IAEA와의 합의사항을 파기한 채 핵개발을 고수할 경우 강제적인 조치 사용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으며, 이와 관련해 과거 군사.경제적 제재를 포함한 강제조치가 검토된 적이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한편 의회조사국은 `북한의 핵개발 실태' 보고를 통해 북한이 지난 89년 영변의 5㎽ 경수로를 폐쇄했을 당시 14㎏의 플루토늄을 추출해 보관했으며, 이를 이용해 최소한 1개의 핵무기를 제조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의회조사국은 미 정보기관들이 당초 북한이 핵무기 1-2개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의 플루토늄을 추출했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가 지난해 12월 북한이 최소한 1개의 핵무기를 제조했다는 쪽으로 결론을 수정했다면서 이는 폐쇄된 경수로에 대한 정밀조사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과 일본의 정보기관은 북한이 7-22㎏, 16-24㎏의 플루토늄을 추출했을 것으로 각각 추정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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