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일본은 29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2년만에 국교정상화 교섭을 재개했으나, 북한의 핵개발 문제와 일본인 납치피해 문제를 놓고 입장차이가 커 난항을 겪었다.

북한측은 이날 회담에서 새로운 핵개발 계획을 포기하라는 일본측의 요구를 거부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일본 관리들은 "일본은 회담에서 핵 문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전달하는 한편 지난주 한.미.일 3국의 공동 발표한 성명을 거론했으나,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그들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북한은 미국의 대북(對北) 적대정책이 문제의 근본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또 일본측이 납치생존자 5명과 그들 가족의 영주귀국을 요구하고 나선데 대해 "일단 평양으로 돌려보내기로 한 것이 약속이었다"며 "일본은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북한측 대표단의 박용연 외무성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오전 회의가 끝난 뒤 납치사건 문제에 대해 "본질적인 문제는 해결됐으며, 나머지 실무적인 문제는 실무선에서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측은 "문제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앞서 스즈키 가쓰나리(鈴木勝也) 일본 협상대표는 이날 모두 발언을 통해 "일본은 납치 문제와 핵개발을 비롯한 안전보장 문제를 교섭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북한이 문제 해결을 위해 최대한 협력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북한 대표인 정태화(鄭泰和) 대사는 "(양국간에는) 역시 거리가 있다.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인데도 먼 곳에서 회담을 하게 됐다"면서 "여러가지 견해상의 차이가 있다"고 반론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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