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5일 외무성대변인 담화를 통해 '선(先) 대화-후(後)포기'원칙을 분명히 함으로써 북미간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양상이다.

외무성 대변인은 "협상을 통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도 "미국이 불가침 조약을 통해 우리에 대한 핵불사용을 포함한 불가침을 법적으로 확약한다면 우리도 미국의 안보상 우려를 해소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도 미국이 언제 공격해올지 모르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는 만큼 북미대화를 통해 안전보장만 이뤄진다면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이같은 북측의 입장은 지난번 제임스 켈리 특사의 평양방문 때도 미국측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은 불가침 조약, 경제제재 완화 등과 미국이 요구하는 '안보우려사항'을 맞바꾸는 포괄협의를 제안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북측의 입장에 대해 미국쪽은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지난 19일 "미국의 과감한 접근법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변화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며 "가장 손쉬운 해결 방법은 북한이 즉각적이고 가시적으로 핵무기 개발계획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토머스 허바드 주한미국대사도 지난 22일 "미북대화 재개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규정을 준수하겠다고 먼저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총체적으로 미국은 북한의 핵개발은 핵무기 보유로 인한 위험성 증대도 문제지만 이를 통해 동북아시아에서 일본과 한국 등 핵무기 경쟁을 촉발해 위기증대의 계기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무조건 핵개발 포기 포함해서 미국의 대원칙에 얼마나 부응하는지를 지켜본 뒤 협상에 나서겠다는 것이 미국의 현재 입장이다.

일단 북한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려 한미일 3국 정상이 회담을 갖고 북한핵 문제에 대한 입장 조율에 앞서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 원칙과 불가침조약을 내놓음으로써 공을 던져 놓았다.

최근 북한과 대화를 벌이고 있는 남한과 일본이 미국을 선대화의 방향으로 돌려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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