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이번에 불거진 핵 문제 역시 미국과 해결할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조만간 이 문제에 대한 공식 입장 표명이 있을 것임을 밝혔다.

북한 외무성의 박용연(朴龍淵) 일본 담당 부국장은 지난 23일 평양 시내 호텔에서 아사히(朝日)신문 등 일부 일본 언론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의 핵 문제와 관련,

“핵 문제는 우리나라에 대한 미국의 적대시 정책의 산물로, 안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북·미 대화를 통해 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앞으로 필요한 시기에 우리의 입장을 정정당당하게 밝히겠다”고 밝혔다. 그는 “북·일 2국 간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있다면 일본과도 협의하겠다”고도 했다.

박 부국장은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아무 죄도 없는 국민을 납치한 것은 규탄받아 마땅하다”면서 “(북한으로서는) 사실을 인정, 책임자를 처벌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기 때문에 (이들의 귀국 등이) 복잡한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생존자 자녀의 영주 귀국 문제에 대해 “보장할 용의가 있다”고 했으며, 현재 일본에 머물고 있는 납치 생존자 5명의 일본 체류 연장에 대해서도 “본인들이 희망한다면 우리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일본 내 여론이) ‘북·일 평양선언’의 의의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적고, 마치 납치 문제가 전부인 것처럼 법석을 떨고 있다”면서 “일본이 (식민지 지배 당시) 저질렀던 잔악행위의 규모와 잔인함은 우리 납치 문제와 비교가 안 된다. 전후에 보상은커녕 반성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 東京=權大烈특파원 dy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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