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타리크 아지즈(Aziz) 부총리는 지난 21일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부시 미국 행정부가 이라크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해 이중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지즈는 “북한이 비밀 핵개발을 시인했는데도 미국은 이라크에 요구하는 사찰을 북한에는 요구하지 않고 있다. 왜냐. 북한은 이라크가 가진 ‘원유와 이스라엘’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요컨대 미국은 원유 확보와 이스라엘 보호를 위해 이라크를 치려한다는 것이다.

아지즈는 “미국은 워싱턴이 24시간내에 (북한의) 폭격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우려하지 않고 대단히 차분하게 (북한의 핵개발 시인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아지즈는 또 “미국이 사찰을 위해 엄격한 조건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이라크에서 은닉된 무기 계획을 찾아내려는 것이 아니라 이라크와 새로운 전쟁을 벌일 구실을 찾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지즈는 “사찰단은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온갖 주장이 거짓이며 부시와 블레어 영국 총리가 전쟁의 구실로 제기한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 정부는 핵과 생·화학무기 개발을 위한 비밀계획이 없다”며 “유엔 무기 사찰단에 협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아지즈는 1991년 걸프전 당시 대통령이었던 아버지 부시가 지금의 아들 부시보다 더 현명했다면서 “아버지 부시는 우리를 싫어했지만 비싼 전쟁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중단했다. 그는 이라크와 미국을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 金然極기자 yk-kim@chosun.com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