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1997년께 파키스탄으로부터 우라늄 농축의 필수장비인 원심분리기를 구입해 새로운 핵개발 계획에 착수했으나, 부품부족으로 인해 원심분리기를 가동하지는 못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23일 보도했다.

미국이 일본 정부측에 전달해 준 북한의 핵개발 관련 정보에 따르면 북한은 97년께 `가스 원심분리기' 약 1천대를 갖춘 시설 수개 소를 건설하는 계획에 착수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북한은 파키스탄으로부터 주요 부품을 구입했고, 대부분의 부품은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고강도 알루미늄 튜브였다는 것이다.

미국 정보기관은 올 여름 부품 판매경로 등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파키스탄과 북한간의 커넥션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는 이달 초 평양에서 열린 미북 고위급회담에서 부품구입 당시의 영수증 및 통관서류 등을 제시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당시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켈리 차관보가 `물증'을 들이대자, "우리 나라에 대한 모욕"이라고 버럭 화를 내면서 회담석을 1시간 이상 비웠다고 신문은 전했다.

강 부상은 나중에 회담장소로 돌아와 "당신의 지적대로"라며 핵개발 계획사실을 시인하고 말았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강 부상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측근인 점을 감안할 때, 김 위원장이 핵개발을 시인하라고 강 부상에게 지시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을 내놨다./도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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