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18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이 즉각 핵 개발을 포기하고 조속한 시일내에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찰을 수용해 핵 투명성을 국제사회에 보여야 한다”며 “북한이 이런 책임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우리는 대북 정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이며, 경수로 사업도 중단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는 것은 결코 협상이나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말하고, “이번 일로 군사적 긴장완화 추구와 교류·협력 병행 추진이라는 한나라당의 입장이 옳았다는 것이 입증됐으며 교류·협력만을 주장하는 햇볕정책은 더 이상 계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19일부터 열리는 남북장관급회담에도 언급, “북한의 핵 문제를 최우선 의제로 삼아야 한다”면서 “정부는 북한이 핵 개발을 즉각 포기할 것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정부는 북한의 비밀 핵 개발에 대해 10월초 미국측으로부터 통보를 받고서 보름이 넘도록 국민에게 감추고 있었다”며 “정부는 이 사태와 관련된 그동안의 경위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금강산관광 지속 여부에 대해 “계속하되 정부가 관여하거나 보증하는 것, 특히 현금이 들어가는 부분은 그대로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북한 핵을 논의하기 위한 김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의했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대통령과 대통령 후보들의 회담’을 제의했다.
박선숙(朴仙淑) 청와대 대변인은 이 후보의 제안에 대해 “이 후보가 얘기한 북한 핵 사찰, 핵개발 중단 요구는 정부 입장과 다르지 않다”며 “다만 후보 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좀더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 崔秉默기자 bmcho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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