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한다. 잘한다. 우리선수 잘한다' 북측 응원단이 13일 오후 남자축구 한국-태국간 3,4위전 경기가 열린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을 찾아 한국 남자 축구팀을 응원했다.

아시안게임 기간 북측 응원단이 남측 선수단의 게임이 진행된 경기장을 직접 찾아와 응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북 응원단은 유도 등 일부 종목에서 북측 선수의 경기 전후 열리는 남측 선수 경기를 지켜보며 약간의 박수를 보낸 적은 있었다.

그러나 이처럼 공식적으로 남측팀 경기만 열리는 곳을 직접 찾아 남측팀을 응원하는 것은 이번 부산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북측은 당초 남측이 축구 결승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이때 공식 응원전을 펼칠 계획었으나 남측이 이란에 패해 3,4위전에 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응원을 자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의 이같은 결정은 이번 아시안게임 기간 각 경기장에서 아리랑 응원단, 갈매기 응원단, 일반 시민 등 남측 주민들이 북측 선수단에게 보여준 열성적인 응원에 보답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경기장에서, 공연장에서 부산시민 등이 북측 선수단과 응원단에 표한 따뜻한 응원에 대한 감사의 인사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북측 응원단은 이날 경기가 열리기 30여분전에 미리 도착, 본부석 맞은편에 자리를 잡고 중형 또는 수기 한반도기를 흔들며 그동안 선보였던 전통적인 응원전을 펼쳤다.

그러나 이날 북 응원단 좌석에 인공기는 없었다.

이날 전체 4만4천여석 가운데 3만여석이 꽉 들어찬 이날 문수축구경기장에는 북 응원단과 더불어 울산시민들의 열띤 응원이 경기장 분위기를 한껏 달궜다.

붉은색 티셔츠를 입은 '붉은 악마'가 본부석 왼편에 대거 자리잡고 앉아 '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 등을 외치면서 월드컵 당시 전국을 휩쓸었던 '축구 열풍'을 되살렸다.

하지만 경기 자체에 몰두한 남측 응원단은 이전처럼 북측 응원단에 시선을 고정시키는 것과 같은 관심은 그다지 보이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북측 응원단 또한 조용히 경기를 지켜보다 한두차례씩 '잘한다.잘한다. 우리선수 잘한다'를 외칠 뿐이었다.

이들은 또 '고향의 봄', '아리랑', '우리는 하나' 등 그동안 각 경기장에서 들려준 노래를 연주하거나 율동을 보여주는 등 거의 똑같은 응원전을 선보였으나 경기도중에는 상대적으로 관람에 열중하는 편이었다.

이들은 오히려 붉은 악마의 뜨거운 응원전이 신기한 듯 쳐다보기도 했다.

북측 응원단은 결과적으로 남측 관중의 시선을 크게 끌지는 못했다.

이날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신남희(33.주부.울산시 중구 약사동)씨는 '북측 응원단이 우리나라 경기에를 응원하러 와준 것은 고마운 일'이라면서 '앞으로도 남북 사이에 서로 많은 교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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