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인민군 차수·사진) 겸 총정치국장이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오는 10월 9~12일 미국을 방문한다고 미 국무부가 29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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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부위원장은 북한 정권 성립 이후 미국을 방문하는 최고위급 인사로 그의 방미 이후 미·북 관계가 급진전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조 부위원장을 맞는 공식 상대”라며 “그가 워싱턴에 머무는 동안 빌 클린턴 대통령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또 “올브라이트 장관이 실질적인 토의를 이끌 것이며 웬디 셔먼 대북 정책 조정관이 회담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 부위원장의 방미가 양국 관계 개선에 중요한 조치이며 한반도의 오랜 적대 상태를 종식시키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 부위원장은 북한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이은 권력실세이며 한국을 방문한 김일철 인민무력부장보다 서열이 더 높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지난 27일부터 뉴욕에서 찰스 카트먼 한반도 평화특사와 북한의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 사이에 열리고 있는 미·북 회담에서 조 부위원장의 방미일정이 전격 합의됐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번 미·북 고위급 회담에서는 수교에까지 이르는 양국간 관계개선의 틀이 논의될 것”이라고 전하고, 연락사무소 개설과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 등이 급진전될 가능성을 예상했다. 조 부위원장의 방미는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수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워싱턴=강효상기자 hsk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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