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빈(李 濱) 주한중국대사는 한중수교 10주년을 앞두고 연합뉴스와 특별인터뷰를 갖고 양국관계의 발전상황과 향후 과제 등에 관한 견해를 밝혔다.

다음은 리 빈 대사와의 일문일답 내용.

--수교 10년의 성과를 평가해 달라. 또 향후 발전방향을 전망한다면.

▲중한(中韓) 수교 후 10년간에 양국관계에 일어난 천지개벽 같은 변화를 돌이켜 보면서 정말 감개무량하다. 10년전 양국은 냉전, 대치구도의 영향으로 정치관계는 커녕 경제.문화 등 분야의 교류도 별로 없었다.

그러나 양국 무역액은 올해 400억달러에 달할 것이며, 한류(韓流)와 중국 붐이 일며 인적교류도 200만명을 돌파했다. 1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이처럼 큰 성과를 이룩하는 것은 국제관계사에서 흔치 않은 일이다. 수교 10주년을 계기로 모든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이 한층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단계에 진입되리라 믿는다.

--그동안 양국관계에 크고 작은 사건도 적지 않았는데.

▲형제간에도 다툼이 있을 수 있듯이 양국관계가 발전하는데에 따라 때로 분쟁이 생기는 것은 정상적이다. 중요한 것은 의견차이나 분쟁이 생기면 대국적 견지에서 상호이해와 양보의 정신에 따라 협의를 통해 냉정히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은.

▲중국 정부의 입장은 명백하고 일관된다. 한반도 평화.안정이 계속 유지돼야 하고, 남북한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서로간 관계를 계속 밀접히 해 나가야 하며, 이를 통해 평화적 방법으로 자주.평화통일을 실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중국 정부는 이같은 전과정을 지지하고 나름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적극적 역할을 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다.

--주한미군 주둔문제에 대한 중국측 입장은.

▲중국 정부의 원칙적 입장은 어느 한 나라에 다른 나라의 군대가 주둔하는 것은 반대하는 입장이나, 한반도의 미군 주둔문제는 역사적 원인이 있고 여러 복잡한 요소가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처리할 때는 당사자들간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향이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

--북미대화 재개가 예정돼 있다. 북한 핵사찰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핵문제 해결을 위해 북미대화를 통해서 제네바협정까지 체결했다. 협정을 체결한 만큼 양측에서 공동으로 준수해야 한다. 같이 이행해야 한다. 앞으로 비록 어렵고 복잡한 문제지만 오직 대화의 방법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

--북한의 최근 경제개혁에 대한 평가는.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은 지난 두차례의 방중이후 `조선에서도 빨리 경제난관을 극복하고 경제틀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근 새로운 경제정책은 북한 지도자가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맞게 진지한 모색과 준비 끝에 내린 중요한 결단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북한의 정책이 성공을 거둘 것을 진심으로 바라고 힘이 미치는 범위 안에서 지원을 계속할 것이다.

--북한이 중국식 개혁.개방의 모델을 따르는 것인가.

▲북한은 자기 나라 실정에 맞는 방식으로 경제발전 방안을 모색해 왔고, 이제 실천에 옮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 방중이후 여러번 경제전문 담당자들로 구성된 대표단을 중국에 보냈다.

--제7차 남북장관급 회담 결과를 평가해달라.

▲중국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인내성 있게 추진한 햇볕정책, 화해정책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이번에 남북 쌍방의 공동노력에 의해 회담이 아주 성과적으로 진행됐고 10가지 합의를 봤다.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협력에 서로간 오해와 불신해소에 틀림없이 도움되고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 가을 예정된 중국 공산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 이후 등장할 새 중국 지도부의 대한정책은.

▲중국의 한국 및 한반도 정책은 정부교체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고, 한국의 대중 정책도 그러리라고 믿는다.

--대사는 한반도에서 23년을 보내며 남북한 생활을 모두 했는데 감회는.

▲남북한에서 번갈아 근무하면서 가장 인상깊은 것은 50년 동안의 분단에도 불구하고 남북 양측의 동포의 정과 통일에 대한 열망이 하나도 변치 않았다는 점이다. 남북한 국민이 중국에 대해 매우 우호적인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감사드린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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