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우리 측은 경의선 복원공사와 새 도로 건설공사 기공식을 성대히 가졌으나, 북측 구간에 대해선 이날 현재 착공식을 갖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한은 당초 경의선 복원 기공식을 함께 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북측이 난색을 표시해 각각 따로 하기로 했다. 북측 공사구간이 군부가 관장하는 지역이라 대남사업 부서에서 기공식을 언제 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군 최고사령관인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8월 남한 언론사 사장단을 만난 자리에서 “남쪽이 먼저 (착공)하면, 우리도 분계선을 지키는 군인 2개 사단 3만5000명을 건설에 투입할 것”이라고 말한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북측도 공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또 김용순(김용순) 노동당 대남비서의 서울방문(9.11~14) 때에 북한은 “남측의 기공식(18일) 언저리에 착공하겠다”는 뜻을 비쳤다고 한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 당국자들은 이번주 중 북한도 봉동~군사분계선까지 8km 구간 철도복원과 군사분계선에서 개성까지 12km 구간 도로 건설공사에 착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선 북한의 기공식 개념이 우리와 달라, 예상보다 늦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 측은 단순히 ‘행사’에 비중이 있는 반면, 북측은 기공식이 바로 불도저 등 중장비가 현장에 투입되는 실제 공사에 착수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북한은 25일부터 제주도에서 열리는 남북 국방장관회담에서 경의선 복원과정에서의 지뢰제거 문제를 의제로 제시하고 있어, 실제 착공식은 이달 말 이후에나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인구기자 gink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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