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을 밝힐 성화가 14일 시청에 도착하자 시드니는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오후 7시쯤, 오페라하우스에서 호주 출신의 테니스 스타 패트릭 라프터가 가수 올리비아 뉴튼 존에게 성화를 넘기자 인근 하버브리지에 걸려 있던 오륜마크에 환한 조명이 켜지고 불꽃놀이가 벌어졌다. 호주 출신 여성 프로골퍼 캐리 웹은 성화를 시드니 시청 앞 성화대에 점화하는 것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올림픽 조직위는 14일 각국에서 모여든 1만200여명의 출전 선수 중 최연소는 13세인 몰디브의 패티매스 파리하(수영), 최고령은 63세인 버진아일랜드의 브루스 메레디스(사격)라고 밝혔다. 최장신 선수는 2m27의 중국 농구대표팀 센터 야오밍이며, 최단신은 1m36인 브라질 체조 선수 다니엘레 이폴리토로 밝혀졌다.

○…시드니 최고의 인기종목은 리듬체조. 시드니 올림픽조직위원회에 따르면 13일까지 99% 이상 예매율을 기록한 리듬체조가 트라이애슬론, 수영, 테니스 등을 제치고 최고 인기종목으로 떠올랐고 요트,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 레슬링, 사격, 양궁 등이 예매실적이 저조한 비인기종목으로 나타났다.

○…시드니올림픽에서는 메달 경쟁 외에 차림새 경쟁도 치열하다. 선수촌 내 미용실 ‘저스트 컷(Just Cuts)’에는 이미 머리를 밀거나 염색을 하려는 선수들로 예약이 꽉 차 있다. 특히 여자 육상 5000m 기대주인 앤 크로스(호주)는 “경기 후 관중들에게 땀에 젖은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위해 경기복 속에 아무 것도 입지 않겠다”고 깜짝 선언, 남성 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96애틀랜타올림픽 성화 점화자이자 20세기 최고의 스포츠맨으로 불리는 무하마드 알리가 시드니에 모습을 드러냈다. 14일 시드니 로즈힐 경마장에서 올림픽 조직위와 데일리 텔리그라프지(지) 등이 마련한 ‘미디어 파티’에서 전 세계 기자 수백명에 둘러싸인 알리는 파킨슨씨병 후유증으로 거동이 불편하면서도 “앞으로 기회가 없을지 모르니 지금까지 날 못봤으면 자세히 보시라”는 등 농담을 섞어 여유있게 인사말을 했다.

○…시드니는 이번 올림픽 기간 중 각국 ‘로열 패밀리’들의 사교장소로 변할 듯. 모나코의 앨버트 왕자와 브루나이 국왕에 이어 미 클린턴 대통령의 외동딸 첼시양이 14일 시드니에 도착했다. 이 외에 벨기에 필립, 네덜란드 알렉산더 황태자의 방문이 예정돼 있고 다음 주엔 말레이시아 국왕 부처가 왕자·공주를 대동하고 이곳을 찾는다.

○…1896년 근대올림픽 출범 이후 1996 애틀랜타올림픽까지 100년 동안 나온 금메달은 모두 3591개로 집계됐다. 14일 조직위에 따르면 이중 22.9%인 821개를 미국이 차지해 단독 1위에 올라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93개, 중국이 52개, 한국은 38개다. 한국의 역대올림픽 통산 메달순위는 25위로 집계됐다.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과 장웅 북한IOC 위원이 개막식에서 한반도기를 따라 나란히 걸어 들어간다. 한국 선수단은 이 같은 내용에 조직위와 합의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시드니=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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