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의 서해교전 보도가 진실을 밝히기보다는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언론모니터팀은 서해교전이 발발한 6월 29일부터 7월 7일까지 방송3사의 메인뉴스를 분석한 보고서를 9일 발표하며 '언론은 사실 확인을 거쳐 진실을 보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NCC 모니터팀이 제기한 첫번째 문제는 발발 원인을 보도하는 태도가 방송사마다 다르다는 것.

KBS는 29일 북한군 고위관리의 사전 승인을 받은 `의도적 도발'이라고 규정한 데 이어 30일에도 북한의 치밀하고도 계획된 도발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반해 MBC는 29일과 30일 우발적인 사고일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다가 7월 1일부터 경쟁적인 어민들의 조업이 사건 발발을 유도했을지 모른다는 정황을 잇따라 보도했다.

SBS는 북한 군부가 99년 연평해전의 명예회복을 위해 선제공격을 했다는 설이나 북한이 꽃게 어장을 확보하려고 북방한계선(NLL)의 무력화를 시도했다는 설 등을 소개했다.

이처럼 여러 견해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방송사들이 사실을 확인하려는 노력은 대단히 부족했으며 단정적인 표현과 추측 보도를 남발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교전 원인을 독자적으로 규명하려는 MBC와 달리 KBS와 SBS는 국방부의 발표나 정치권의 반응을 전달하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더욱이 KBS와 SBS는 자사의 추측이나 단정을 보완하기 위해 해외 언론을 여과없이 보도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게 KNCC의 분석이다.

또한 국방부가 7일 일부 어민들의 조업구역 이탈을 인정하고 앞으로 불법 조업을 막겠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MBC의 보도를 부인해왔던 KBS와 SBS는 이와 관련된 국방부의 발표 내용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KNCC 언론모니터팀은 '남북대치 상황 아래서 냉전을 부추기기보다는 화해와 평화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보도하는 태도가 필요하며 또다시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모든 국민이 수용 가능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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