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철(梁性喆) 주한미국 대사는 21일 한국이 외환 위기를 매우 신속하게 벗어난 데에는 햇볕정책이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양 대사는 미국 상하 양원의 한국 문제 관련 전문위원과 의원 보좌관 등 8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상원의 러셀 별관에서 열린 의회 원탁회의에서 행한 연설에서 '한국은 활기찬 경제적 도약을 세계에 처음 알린 서울올림픽에 이어 오는 31일 막을 올리는 2002년 한일 월드컵축구대회를 통해 경제적으로 역동적이며 정치적으로는 성숙한 민주 국가로 진입하고 있음을 세게에 다시 한 번 알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대사는 한국이 국가 부도 사태를 맞은 후 불과 4년만에 1천80억달러에 이르는 세계 5대 외환 보유국으로 등장했다고 밝히고 '한반도에 고도의 긴장이 존재했다면 한국이 외환 위기를 그처럼 빨리 극복할 수 있었을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한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가 지난 4년 동안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도 햇볕정책의 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유명한 경제 주간지 포브스가 지난 13일 '한국의 주가 지수가 9.11 사태 이후 두 배로 뛰어오르는 세계 최고의 실적을 보였다'고 지적하고 '한국이 아시아에서 가장 유망하다'는 칼라일 그룹 고위 경영자의 발언을 인용했음을 상기시켰다.

이날 원탁회의는 워싱턴의 유일한 한국계 싱크탱크인 한국경제연구소(KEI)가 주미 대사관과 공동으로 주최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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