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식(장충식)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사견임을 전제로 철원을 이산가족 면회소의 적지(적지)라고 밝힘에 따라 면회소 후보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후보지들마다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 철원의 경우 남북 합의로 비무장지대를 평화적으로 이용한다는 상징성이 장점으로 꼽힌다. 교통도 금강산에 비하면 편리하다. 거리도 멀지 않고, 철도·도로 모두 연결할 수 있다.

북한도 1985년 적십자회담에서 철원을 제의한 적이 있어 북한과의 합의도 쉬운 편이다. 문제는 당장 이용할 시설이 없다는 점. 새 건물을 짓자면 비용도 그렇지만 시간이 더 문제다.

개성은 거리도 가깝고 주변에 관광자원도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북한지역에 있어 출입 절차가 번거롭고, 북한이 정해주는 규칙에 따라야 하는 것이 부담이다. 이산가족들의 자연스런 만남이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너무 크고, 별도 시설도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북한 측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금강산은 더욱 문제다. 면회소로 금강산호텔을 이용하면 되고 주변 관광도 가능하지만 먼 길을 가야 한다.

이산가족이 대부분 연로해 장거리 여행이 쉽지도 않다. 비용은 더 문제다. 금강산 관광 비용이 80만원 정도에 이르고, 속초~장전항 항로가 개설된다 해도 수십만원이 필요하다. 물론 속초까지 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오랫동안 남북에서 모두 거론된 판문점은 별도 숙박시설이 없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단점이 없다. 남쪽 지역에는 자유의 집과 평화의 집이 있고, 북쪽 지역에도 판문각, 통일각이 있다. 불과 10~30km 거리에 있는 개성과 일산을 활용하면 당일 상봉은 물론, 숙박도 해결된다. 철도도 닿고, 도로 이용도 편리하다. 북한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열강의 각축의 상징’이라며 판문점 이용을 기피하려는 자세를 보이는 것을 정부가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과제일 듯하다.

/최병묵기자 bmchoi@chosun.com

이산가족 면회소 후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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