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실패’냐, ‘절반의 성공’이냐. 한나라당이 김대중(김대중) 정부 전반기 평가를 앞두고 전체 성격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 고민에 빠져있다. 내부적으로는 의료 대란, 부실한 국민연금제 시행, 경제개혁 난항, 방만한 공적자금 투입 등 ‘총체적인 실패’라는 평가를 내려두고 있지만, 이산가족 상봉 등으로 남북관계에서 뚜렷한 진척을 이뤄낸 현 정권 전체를 강력히 비판하는 것은 국민 정서상 거리가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남북관계 역시 현 정부가 비전향 장기수만 돌려보내고 납북자와 국군포로 송환은 해결하지 못하는 등 북한에 끌려가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지만, 자칫 비판 일변도로 갈 경우 화해 협력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비난을 들을까 내심 걱정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일단 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각 분야별로 ‘DJ정부가 치적이라며 크게 선전했던 것 중 실은 허구인 것’, ‘개혁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개악(개악)시킨 것’, ‘장기 과제 중 지금은 괜찮지만 속으로 곪고 있어 결국 부작용이 드러날 것’ 등 사례 중심으로 현 정부를 공격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대북 통일정책에서의 허구상과 국회법 운영위 날치기 등 정치적 공격은 기획위원회가 담당한다는 계획.

/김덕한기자 duck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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