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양(瀋陽) 주재 미국 총영사관과 일본 총영사관을 소용돌이로 몰아넣은 북한인 8명 모두가 남한이 아닌 미국행을 희망,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2일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월 “북한 주민에 깊은 동정심을 갖고 있다”고 연설했었다.

NYT는 “과거 베이징의 외국대사관에 뛰어든 탈북자들이 대부분 하루 만에 중국을 떠났던 것과는 대조적”이라면서 “미국 총영사관측이 ‘중국과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고만 밝히고, 이들 탈북자가 미국행을 원하는지 여부는 확인하길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탈북자들의 미국행 희망은, ‘중국 내 탈북자들이 유엔 협정에 따른 정치적 난민 지위를 부여받을 수 있느냐’라는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운 문제에 대해 미국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도록 몰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미국이 이들 탈북자들의 정치적 망명을 허용하면 미묘해진 대중국 관계가 더 복잡해지고,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또 일본 총영사관에서 끌려나온 탈북자들이 갖고 있었던 서한을 입수, “이들이 미국행을 택한 이유는, 남한에서는 자칫하면 북한 간첩에게 보복 당할 수 있고, 북한에 남은 친척들이 박해 당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 뉴욕=金載澔특파원 jaeh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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