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한 중국 여성이 인터넷 개인 방송으로 ‘카빈다 나무’ 껍질을 500g당 98위안(약 1만7000원)에 팔고 있었다. 아프리카산으로 술을 담그거나 차로 마시면 건강에 효능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인터넷 방송으로 나오는 장면은 외국산 나무껍질이 아니라 북한의 거리 풍경이었다. 그는 “북한 혜산의 모습”이라며 “나는 1㎞ 떨어진 (중국) 창바이(長白)현에서 촬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상 속 북한 주민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일부는 반팔 옷차림으로 초여름으로 추정된다. 개인 방송에 접속한 중국 네티즌 가운데는 나무껍질 효능 등을 묻는 사람도 있었지만 “왜 치마를 입은 북한 여성이 적은가” “일반 북한은 어떻게 돈을 버는가” 등 북한에 대해 질문을 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방송은 1시간 넘게 진행됐다.

다른 중국 남성도 같은 날 인터넷 방송으로 건강 식품을 팔면서 북한 거리 풍경 영상을 내보냈다. 압록강 부근이라고 했지만 구체적인 지명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평소 압록강 이쪽(중국)은 네온사인으로 휘황찬란한데 저쪽(북한)은 옻칠을 해놓은 듯 어두컴컴하다”고 했다.

일부 중국 상인이 ‘북한 거리 풍경’을 방송하며 인터넷에서 물건을 팔고 있다. 폐쇄된 북한에 대한 일반인들의 호기심을 이용해 손님을 끄는 것이다. 중국은 북한과 인적·물적 교류가 가장 활발한 국가지만 북한 당국은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지난해 초부터 중국과의 국경을 사실상 폐쇄한 상태다.

이들은 인터넷 방송의 주제·검색 키워드로 상품명 대신 ‘북한 생활’ ‘북한’ ‘국경’을 내걸고 있었다. 특정 상품명보다 북한 관련 키워드로 할 때 더 많은 네티즌이 접속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이런 영상이 실제 생방송 영상인지, 기존의 녹화 영상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북한 생활’ ‘북한 여행’ ‘북한 미녀’ 등의 키워드를 건 영상이 조회 수 수만~수십만회를 기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