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북한이 동의한다면 북한에 대한 백신 공급 협력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호프부르크궁에서 열린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글로벌 백신 허브 역할을 할 경우 북한도 당연히 협력 대상이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북한에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참여를 제안한 데 이어 재차 대북 백신 공급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빈 미술사 박물관 찾은 김정숙 여사 - 문재인 대통령과 오스트리아를 방문 중인 김정숙(왼쪽) 여사가 14일(현지 시각) 수도 빈 미술사 박물관에서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오스트리아 대통령의 부인인 도리스 슈미다우어 여사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빈 미술사 박물관 찾은 김정숙 여사 - 문재인 대통령과 오스트리아를 방문 중인 김정숙(왼쪽) 여사가 14일(현지 시각) 수도 빈 미술사 박물관에서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오스트리아 대통령의 부인인 도리스 슈미다우어 여사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 대통령은 “개도국·저소득국이 공평하게 접종해야 비로소 전 세계가 코로나에서 해방될 수 있다”며 “한국은 백신 보급을 늘려 전 세계 코로나 퇴치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백신 제공 시기와 구체적 방법에 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미국도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협력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남북 대화·협력 지지 의사를 밝혔다.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팬데믹은 모든 국가가 함께해야 극복이 가능하다. 개도국, 가난한 국가 등 모두 백신 접종을 하는 게 중요하다”며 “북한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측이 (백신 지원에) 어떤 입장인지 잘 모르지만, 신호가 있다면 당연히 도움을 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최근 한미 정상이 공유한 대북 정책을 소개하면서 “북한의 호응이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북 대화·협력이 보다 확대된다면 이는 북미 대화를 촉진하는 선순환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북 정책과 관련, 문 대통령에게 “성공이 크게 없지 않았느냐”고 했다가 “문 대통령은 관계 정상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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