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의 최말단 책임자를 대상으로 한 세포비서대회가 4월 6일부터 8일까지 사흘에 걸쳐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이날 중앙 주석단에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중심으로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오른편에, 김재룡 당 조직지도부장이 왼편에 앉았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1만명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연합뉴스

북한 노동당의 최말단 책임자를 대상으로 한 세포비서대회가 4월 6일부터 8일까지 사흘에 걸쳐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이날 중앙 주석단에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중심으로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오른편에, 김재룡 당 조직지도부장이 왼편에 앉았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1만명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연합뉴스

북한 노동당의 외곽단체인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 제10차 대회가 27일부터 평양에서 개막된 가운데 참석자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석 하에 열린 당 6차세포비서 대회에선 1만명의 참석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 코로나 방역에 사활을 거는 북한이 김정은 참석 여부에 따라 행사장에서 마스크 착용 기준이 달라지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이는 것이다.

조선중앙TV 등 북한 관영매체들이 29일 보도한 대회 사진과 영상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평양 보통강변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줄지어 입장해 자리를 빼곡히 채웠다. 류경정주영체육관은 현대아산이 공사비와 기술을 제공하고 북한이 노동력을 동원해 지난 2003년 완공한 경기장으로 1만2000여석 규모로 알려졌다. 이날 주석단은 물론 객석과 방청석에 앉은 참석자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했다.

북한 노동당의 청년 외곽조직인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 제10차 대회가 27일부터 수도 평양에서 개막됐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참석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했다./연합뉴스

북한 노동당의 청년 외곽조직인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 제10차 대회가 27일부터 수도 평양에서 개막됐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참석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했다./연합뉴스

과도할 정도로 코로나 방역을 진행해온 북한에서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행사 때 마스크 착용은 어찌보면 당연해 보이지만 유독 김정은이 참석한 행사에서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것과 비교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김정은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4월 초 1만명이 모인 당 세포비서 대회에서 참석자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이다. 심지어 김정은은 NO마스크 착용자 1만명과 함께 2박3일 간 함께 회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월 노동당 8차대회, 2월 당중앙위원회 8기2차 전원회의, 3월 시·군당책임비서 강습회 등 김정은이 참석한 행사에서도 참석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코로나 청정국임을 부각하기 위한 과시적인 부분도 있지만 경호 문제를 고려한 조치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북소식통은 “김정은이 참석하는 1호 행사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면 얼굴 대조를 못하기 때문에 경호상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은 5년 만에 열린 청년동맹 대회에서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를 뿌리 뽑기 위한 투쟁을 강도 높이 벌일 것을 촉구했다. 8차 당 대회와 세포비서대회에 이어 청년세대 사상 교양 통제의 고삐를 죄겠다는 것이다. 박철민 청년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은 사업총화 보고를 통해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적 현상과의 투쟁을 강도높이 전개하지 못했다”며 “청년동맹 사업이 당의 의도에 부응하지 못하는 결함의 원인은 일꾼(간부)들의 사상적 각오 부족”이라고 ‘자아비판’을 진행했다. 또 “조국과 혁명, 후대들의 운명을 걸고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배치되는 현상들의 사소한 싹도 무자비하게 철저히 짓뭉개버리며 청년들의 정신 도덕 생활 영역에서 혁명적 전환을 일으킬 것”을 당부했다.

 

이번 청년동맹대회 행사장에는 ‘애국, 청년’이라는 구호가 새로 등장했다. 또 개막식에서 참석자들이 ‘북한 애국가’를 부른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동맹 대회에서 애국가를 부른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 9차 청년동맹 대회까지 개막식에서 청년동맹가를 불렀다. 이는 장마당 세대인 청년들에 대한 ‘애국주의’ 교육을 통한 정신 개조 및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 대회는 지난 2016년 개최된 9차 청년동맹 대회에 비해 규모가 축소되고 분위기도 무거웠다. 김정은은 9차 청년동맹 대회 때 직접 참석해 개막식·폐막식 연설을 했지만 이번 대회 개막식엔 불참했다. 주석단 규모도 9차 때 78명에서 이번엔 68명으로 축소되고, 당 정치국 위원급은 리일환 당 근로단체 비서와 김재룡 당 조직지도부장, 권영진 군 총정치국장 등 3명만 참석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9차청년동맹 대회는 당7차대회의 축제 분위기에 맞춰 개최됐지만 이번 10차 청년동맹 대회는 제재와 코로나 비상상황에서 치러진 당8차대회 후속 행사로 열린만큼 위기 극복 논의를 위한 무거운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졌다”며 “앞서 당 세포비서 대회를 긴급 개최하면서 청년동맹 행사가 지연되는 등 전반적으로 9차대회 보다 비중이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청년동맹은 당원을 제외한 만 14∼30세 모든 청년·학생층이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단체로 맹원 수는 약 5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번 대회에는 중앙과 도·시·군 청년동맹 간부들과 전국의 특급기업소, 1급기업소, 연합기업소, 현지지도 단위의 청년동맹 간부 등이 대표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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