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사드 발전 장비를 실은 군용 차량이 경북 성주군 사드 기지 앞 도로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사드 발전 장비를 실은 군용 차량이 경북 성주군 사드 기지 앞 도로를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국방부가 27일 “사드 발전기 등 장비를 28일 성주 기지에 반입한다”고 예고했다. 반입할 발전기 사진까지 전례 없이 사전 공개했다. 사드 기지는 북핵 미사일을 막기 위해 필수적인 방어 시스템이 배치된 곳이다. 사소한 군수 물자라도 이동 시간과 동선 등은 군사 기밀에 해당한다. 중요한 군 장비는 함부로 사진을 찍을 수도 없다. 그런데 보안 유지가 더 요구되는 핵심 기지의 장비 반입 날짜는 물론 사진까지 미리 제공한 것이다. 세상에 군사작전과 기밀을 먼저 알려주는 군대가 어디 있나.

국방부는 “주민 이해를 돕기 위해 미군 측과 사전 협의했다”고 했다. 대체 무슨 이해를 돕는다는 건가. 무슨 죄라도 지었나. 미군이 흔쾌히 동의했겠는가. 당연히 사드 반대 단체는 28일 새벽부터 기지 앞에 진을 쳤다. 사드 발전기와 기지 물자 등을 실은 군용 트럭 40여대를 막고 경찰과 뒤엉켰다. 국방부가 사전 예고하는 바람에 두 달 전 물자 반입 때보다 더 난장판이 벌어졌다고 한다. 제 나라를 지키기 위한 일을 막고 나서는 시위대나 이를 사실상 방조하는 정부, 군이나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지난달 방한한 미 국방장관이 사드 기지의 열악한 생활 환경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고 한다. ‘동맹으로서 용납할 수 없는 일(unacceptable)’이란 표현까지 썼다. 사드 반대 단체의 저지로 한·미 장병 400여명이 4년째 컨테이너에서 자고 제대로 씻지도, 먹지도 못하는 상황을 더는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드 가동용 발전기 2대 중 1대는 노후화로 교체가 급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말도 안 되는 환경영향평가 핑계를 대면서 사드 정식 배치를 무한정 미루고 있다.

 

국방부는 “사드 능력 변화와는 무관하다”고 했다. 작년 5월 한밤중에 오래된 요격 미사일을 바꾸면서도 “사드 성능 개량과는 상관이 없다”고 몇 차례나 반복했다. 우리가 배치한 사드 성능이 원래보다 좋아지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인가. 사드 능력이 몇 배 좋아져도 부족할 상황인데 좋아진 것이 없다고 강조하니 대한민국의 군인가, 북한군인가.

군은 작년 사드 장비 교체를 하면서 사전에 중국에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우리가 우리 안보를 위해 하는 군사적 조치를 왜 중국에 일일이 보고하나. 이 정권의 북·중 눈치 보기는 중증(重症)이지만 군까지 부화뇌동하고 있다. 군대라고 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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