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25일 발사한 신형 탄도미사일. 북한은 이 미사일 비행 거리가 600km라고 발표했으나 합동참모본부는 발사 당일 450km라고 관측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 주장대로 해당 미사일이 600km 날아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 25일 발사한 신형 탄도미사일. 북한은 이 미사일 비행 거리가 600km라고 발표했으나 합동참모본부는 발사 당일 450km라고 관측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 주장대로 해당 미사일이 600km 날아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조선중앙TV 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25일 북한이 발사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KN-23)의 사거리와 관련, “우리 군 감시 자산으로는 450㎞ 날아간 것으로 확인했다”고 최근 국회에 보고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그러나 한·미 정보 당국은 탄도미사일 비행 거리와 관련, 북한 주장대로 600㎞가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상황이다.

대략 서울~대전 거리인 150㎞ 오차와 관련, 군(軍)이 국회 보고에서 사실상 탐지 실패를 자인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치권과 군 안팎에선 한국군 단독 역량으로는 북한군 탄도미사일을 제대로 관측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에 따르면, 합참은 지난 14일 윤 의원 측에 “우리 군 자산으로는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450㎞로 판단했다”고 보고했다. 윤 의원은 “탄도미사일이 하강 단계에서 변칙 기동을 해 추가로 날아간 150㎞를 탐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합참 박정환 작전본부장, 이영철 정보본부장 등은 지난 5일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도 이와 관련한 내용을 보고했다.

지난 1월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 탄도미사일.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지난 1월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 탄도미사일.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 다음날인 지난달 26일 “저고도활공도약비행 방식의 변칙적 궤도 특성을 재확인했다”면서 600㎞까지 날아갔다고 주장했다. 정점 고도(60㎞)를 찍고 하강한 뒤 20㎞ 이하 저고도에서 150㎞가량 변칙 기동을 했지만, 합참은 이를 탐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탐지가 안 되면 요격도 불가능하다.

합참은 이와 관련한 정치권 추궁에 대해 “우리 쪽으로 안 날아와서 제대로 탐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탓이라는 것이다.

합참은 4주째 탄도미사일 사거리에 대해 “정밀 분석 중”이라는 입장이다. 합참 김준락 공보실장은 지난 13일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초기에 우리 군이 탐지 자산으로 포착된 정보(450㎞)를 바탕으로 공지해드린 부분과 현재 한·미 정보당국이 다양한 출처의 정보를 종합해서 정밀 분석 중”이라고 했다.

윤주경 의원은 “발사 초기 미국·일본 자산으로는 사거리를 어떻게 탐지했는지, 이후 미·일과 정보 공유가 원활하게 이뤄졌는지 투명한 공개가 필요하다”며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북한 미사일 사거리의 오차가 150km에 이르는데도 ‘정밀 분석 중’이라는 말만 반복하는 군을 국민이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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