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 300~500km인 현무-2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  현무-4는 사거리 300~500km일 경우 4~5t 이상의 탄두를 장착, 세계 최대급 탄두를 단 '괴물 벙커버스터'로 불린다. /국방부

사거리 300~500km인 현무-2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 현무-4는 사거리 300~500km일 경우 4~5t 이상의 탄두를 장착, 세계 최대급 탄두를 단 '괴물 벙커버스터'로 불린다. /국방부

현무-4의 탄두중량은 2t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때문에 북한이 현무-4를 능가하는 2.5t 탄두 미사일을 만드는데 성공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하지만 군 소식통들은 이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얘기로 우리 현무-4가 북한의 KN-23 개량형보다 강하다”고 전했습니다. 그 비밀은 사거리와 탄두중량의 역의 상관관계에 있습니다. 현무-4 탄두중량이 2t이라는 것은 800㎞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미 미사일 지침상 최대 사거리가 800㎞이기 때문에 최대 사거리에서 2t 탄두를 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상식적으로도 쉽게 이해하실 수 있겠지만 사거리가 줄어들면 더 무거운 탄두를 달 수 있습니다. 만약 현무-4의 사거리를 300~500㎞로 줄인다면 탄두 중량은 4~5t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제가 지난해 7월 ‘밀톡’에서 처음으로 단독 보도했던 내용입니다.

◇현무-4, ‘북한판 현무-4′보다 무거운 탄두 운반하고 형태도 달라

미·러·중 등 강대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 단거리 탄도미사일들의 탄두중량은 대개 500㎏~1t 수준이어서 4~5t 이상 수준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것입니다. 물론 사거리 5500㎞ 이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4~5t 이상의 탄두를 단 것들도 있지만요. 현무-4의 정확한 탄두중량과 형태는 ‘극비’에 부쳐져 있어 이에 대해선 저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형태는 탄두가 비정상적으로 큰 가분수 미사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북한이 우리 현무-4를 해킹해 ‘북한판 현무-4′를 만든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하고 있습니다만,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두 미사일 형태가 상당히 달라 해킹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합니다.

북한의 KN-23 개량형은 한·일 당국이 450㎞를 비행했다고 발표했지만 북한은 600㎞를 날아갔다고 주장했습니다. 2.5t 탄두를 달고 우리 군 당국 발표대로 450㎞를 비행했다면 우리 현무-4에 비해 확실히 탄두 탑재능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겠지요. 북 주장대로 600㎞를 날아갔다고 해도 탄두중량은 현무-4보다 약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한미군 사드 발사대 6기와 지원장비 등이 배치된 경북 성주 사드기지.  KN-23 개량형은 단 1발로 사드기지를 초토화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연합뉴스

주한미군 사드 발사대 6기와 지원장비 등이 배치된 경북 성주 사드기지. KN-23 개량형은 단 1발로 사드기지를 초토화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연합뉴스

하지만 KN-23 개량형이 현무-4보다 다소 약하다 하더라도 기존 북한 미사일에 비해 훨씬 강력한 탄두를 장착하고 있는 만큼 우리 군에겐 심각한 위협입니다. 정보 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2.5t 탄두에 수백~1000개 이상의 자탄(子彈)을 가진 확산탄(擴散彈)을 장착할 경우 직경 1㎞ 이상에 달하는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축구장 약 150개에 달하는 크기라는데요, 직경 400~500m 지역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주한미군 성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의 6개 발사대와 지원시설 등은 단 1발로 무력화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주한 미공군의 중추인 오산기지, F-35 스텔스기가 배치된 청주기지 등은 북한의 최우선 공격목표들인데요, 이들 기지는 가로 4㎞, 세로 3㎞ 가량 크기입니다. 이들 기지는 10여발이면 단기간내 회복이 어려운 수준으로 파괴할 수 있다고 합니다.

◇ ‘북한판 현무-4′, 사드 기지, 계룡대 벙커 단 1발로 무력화 가능

한·미 양국군의 지하 지휘벙커를 파괴하기 위해 지하 관통탄두를 장착했을 경우도 파괴력이 엄청납니다. 그동안 북한의 스커드나 노동 미사일은 정확도가 워낙 떨어져 한·미 양국군의 지하 지휘벙커를 정확히 타격할 가능성은 매우 낮았습니다. 사실 한·미 양국군도 이에 대한 걱정을 별로 하지 않았지요.

그런데 이제 정확도가 크게 높아진 KN-23 개량형이 등장해 얘기가 달라지게 된겁니다. 2.5t 탄두는 지하 수십m를 관통해 파괴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데요, 합참·계룡대 3군본부 지하벙커(지휘통제실) 등은 쉽게 무력화할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면전시 한·미 군수뇌부 지휘 벙커인 ‘탱고’(TANGO)나 우리 정부 지휘벙커인 B-1 ‘문서고’의 경우 산 화강암 속에 있어 탄두가 관통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충격파에 의해 붕괴되거나 지휘통제 장비가 무력화되는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합니다.

일각에선 ‘북한판 현무-4’의 등장을 보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남 승부욕이 작용한 거 아니냐는 얘기도 나옵니다. 북한 열병식에서 ‘북한판 워리어 플랫폼’이 계속 개량된 형태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나, 이번 ‘북한판 현무-4’의 등장이 그런 사례라는 것이지요.

아무튼 ‘북한판 현무-4′는 변칙기동을 하고 비행고도가 낮아 요격이 어렵습니다. 특히 우리 군당국이 450km를 날아갔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북 주장 대로 600km를 날아갔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북 미사일 후반부 150km 비행구간을 우리 군이 탐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입니다. 탐지를 하지 못하면 요격도 불가능합니다. ‘북한판 현무-4’의 등장은 전술핵탑재 문제를 떠나서도 우리 군이 고민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 새로운 심각한 위협이 생겼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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