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 천자봉함·노적봉함에서 열린 제6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 천자봉함·노적봉함에서 열린 제6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경기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6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에 국민 여러분의 우려가 큰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지금은 남북미 모두 대화를 이어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했다. “대화의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했다. 북한을 규탄하거나 도발 책임을 직접 거론하지 않고 원론적인 수준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 것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명확히 했지만, 문 대통령은 이 문제도 거론하지 않았다. 앞서 문 대통령은 작년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선 ‘북한’을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도 천안함 폭침 등이 북한 소행이라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서해수호의 날은 북한이 일으킨 제2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에서 전사한 국군 장병들을 추모하기 위해 2016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취임 후 두 번째로 기념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의 원칙을 준수하면서도 우리 자신을 방어하기에 충분한 세계 최고 수준의 미사일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평화를 지키고, 평화를 만들 수 있는 압도적인 힘을 갖추기 위해 중단없이 노력해 왔다”며 “지난 4년, 서해에서 무력 충돌이나 군사적 도발로 다치거나 생명을 잃은 장병이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2023년부터 서해를 누빌 신형 호위함의 이름을 ‘천안함’으로 결정했다”며 “천안함은 영웅들과 생존 장병들의 투혼을 담아 찬란하게 부활할 것”이라고 했다. 2800t급 신형 호위함은 대공·대함·대잠수함 작전은 물론 대지상전까지 수행할 수 있는 화력을 갖췄다. 진수 전 함명을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에 앞서 제2연평해전 전적비를 찾아 제2연평해전 및 연평도 포격 도발 전사자 8명의 넋을 기렸다. 기념식 이후엔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과 46용사 추모비에 헌화·분향하고 천안함 선체를 순시했다. 문 대통령은 “유가족과 최 전 함장을 비롯한 천안함 생존 장병들께 위로와 함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불의의 피격에도 당당히 이겨낸 연평도 포격전 영웅들께도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날 기념식은 해군 일병으로 복무 중인 배우 박보검씨와 국방홍보원 정동미 대위 사회로 1시간가량 진행됐다. 문 대통령 부부와 전사자 유족 80여 명,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정치권·정부 주요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국가보훈처가 전날 뒤늦게 참석을 허용한 야당 정무위·국방위 의원들은 대부분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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