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도·태평양 사령부가 24일(현지 시각)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성명을 내면서 ‘동해(East Sea)’란 명칭을 사용했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미국 지명위원회가 결정한 표기 방침에 따라 동해 대신 ‘일본해(Sea of Japan)’란 명칭을 써왔다.

EAST SEA 동해라고 표기되어 있는 해외의 고지도/페이스북

EAST SEA 동해라고 표기되어 있는 해외의 고지도/페이스북

인도·태평양 사령부는 이날 공보관인 마이크 카프카 해군 대령 명의로 “북한 미사일이 오늘 아침 동해로(into the East Sea) 발사된 것을 알고 있다”며 “계속 상황을 모니터할 것이며 동맹·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 중”이란 성명을 냈다. 또 “이 행동은 북한의 불법적 무기 프로그램이 그 이웃들과 국제사회에 끼치는 위협을 부각시킨다. 대한민국과 일본의 방어에 대한 미국의 결의는 철통 같다”고 했다.

미 정부는 수십년간 줄곧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해 왔다. 2019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일본 요코스카 미 해군기지에서 연설하며 “(미) 7함대 구성원들은 황해·일본해·동중국해·남중국해를 위풍당당하게 순찰한다”고 말해 국내에서 논란이 된 적도 있다. 당시 미 국무부는 “미국 정부는 미국 지명위원회가 결정한 명칭을 쓰고 이 위원회가 해당 수역에 승인한 이름은 ‘일본해’”라고 했다. 또 “한국이 다른 명칭을 쓰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오랜 정책과 관행에 따라 미 정부는 모든 공해(公海)를 지칭할 때 한 개 명칭만 사용한다”고 했다.

 

인도·태평양 사령부가 동해 명칭을 사용한 것이 이런 정책을 변경한 것인지, 아니면 북한의 도발이란 긴급한 상황에서 부지불식간에 한 말인지는 불분명하다.

일본은 반발했다. 사카이 마나부(坂井學) 일본 관방부(副)장관은 25일 “일본해가 국제적으로 확립된 유일한 호칭이라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며 “(미 인도·태평양 사령부의 동해 표기는) 부적절하다”고 했다. 그는 미국 정부에 일본 입장을 전달해 정정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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