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석유를 몰래 공급하는 것으로 보도된 선박의 모습. 뉴욕타임스는 24일 중국이 북한에 석유를 몰래 공급하는 선박들의 자국 영해 진입은 물론 항만 인프라 이용까지 묵인한다고 보도했다./마린트래픽 홈페이지 연합뉴스

북한에 석유를 몰래 공급하는 것으로 보도된 선박의 모습. 뉴욕타임스는 24일 중국이 북한에 석유를 몰래 공급하는 선박들의 자국 영해 진입은 물론 항만 인프라 이용까지 묵인한다고 보도했다./마린트래픽 홈페이지 연합뉴스

중국이 북한에 석유를 밀수출하는 선박들의 영해 진입과 항만 이용을 허용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NYT는 “몇 달간 선박 이동 데이터와 위성사진 분석 등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2017년 채택된 유엔안보리 대북 제재는 북한 석유 수출을 금지하고 있지만, 북한은 중국을 통한 밀무역으로 이를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NYT가 민간 위성 업체 ‘플래닛 랩스’ 통해 입수한 위성사진을 보면, 지난 1월 1일 중국 푸젠성 닝더시 조선소에 정박해 있던 ‘뉴콩크’호는 두 시간 뒤 조선소 드라이 독(선박 수리·청소 때 배를 넣을 수 있게 만든 구축물) 안으로 이동한다.

뉴콩크호는 유엔 보고서가 북한에 석유를 몰래 수송했다고 지목한 선박이다. 유엔 회원국인 중국은 이 선박의 입항을 불허하고 더 나아가 선박을 압수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드라이 독 사용마저 묵인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북한에 몰래 석유를 공급하는 선박을 압수하거나 유엔에 보고한 바 있느냐'는 NYT의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NYT는 중국 정부가 답변 대신 지난해 12월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이 유엔 안보리에 대북제재 완화 논의 시작을 촉구한 성명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휴 그리피스 전(前)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조정관은 “중국이 북한에 석유를 밀수출하는 선박들을 묵인한다는 점은 미국의 비핵화 목표 달성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대북 석유 밀수출을 묵인하고 있는 정황은 최근 계속해서 포착되고 있다. 북한영국 안보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가 분석한 지난해 11월 위성사진에는 중국 푸젠성 닝더 산샤만에서 과거 북한에 석유를 밀수출했던 선박 6척이 확인됐다. 이들 선박 근처에는 중국 해군 경비선으로 보이는 선박이 순찰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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