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열린 북한군 서부전선 부대들의 포사격 경기 당시 불을 뿜으며 날아가는 방사포(다연장로켓) 포탄들./조선일보DB

지난해 3월 열린 북한군 서부전선 부대들의 포사격 경기 당시 불을 뿜으며 날아가는 방사포(다연장로켓) 포탄들./조선일보DB

군이 최근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창린도에 방사포를 배치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북한 김여정이 지난 16일 한·미 연합훈련을 이유로 한국을 비난하면서 군사합의 파기를 경고한 것과 맞물려 군 당국이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김준락 공보실장은 이날 “우리 군은 한미 정보 당국 간 긴밀한 협조 체제를 유지한 가운데 북한의 군사 동향을 추적 감시하고 있다”고 했다.

황해도 옹진반도 서쪽에 있는 창린도는 백령도·연평도와 40~50㎞가량 떨어져 있다. 북한군은 6·25전쟁 이후 이곳에 해안포를 설치했다. 군 막사가 20개 이상일 정도로 대규모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 이러한 위치 특성상 백령도·연평도 등을 겨냥한 122mm 방사포 등의 배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기존 해안포의 최대 사거리는 20여㎞ 수준이지만, 240㎜ 개량형 방사포가 배치됐다면 사거리는 65㎞에 이를 수 있다.

지난 1월 14일 북한 평양에서 노동당 8차 당대회 기념 야간 열병식이 열리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이날 열병식엔 북한의 4·5·6·12연장 방사포가 줄지어 등장했다. /조선중앙통신

지난 1월 14일 북한 평양에서 노동당 8차 당대회 기념 야간 열병식이 열리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이날 열병식엔 북한의 4·5·6·12연장 방사포가 줄지어 등장했다. /조선중앙통신

창린도는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해안포 사격이 금지된 해상적대행위 금지 구역 내에 있기 때문에 군사합의를 무력화했다고 볼 소지가 다분하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창린도를 방문, 해안포 사격을 지시한 사실이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된 직후 국방부는 이를 군사합의 위반으로 보고 북측에 즉각 항의한 적도 있다.

그러나 국방부 부승찬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특정 화기 배치만으로 9·19 군사합의를 위반했다거나 무력화했다고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며 “군사합의상 합의 내용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했다. 군사합의엔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포 사격과 해상 기동 훈련을 중지하고 해안포·함포의 포구·포신 덮개 설치, 포문 폐쇄 조치를 취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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