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협상팀 뒤에 이방카 부부 -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앞줄 왼쪽 둘째부터) 등 북측 수행원들이 남·북·미 정상의 만남을 지켜보고 있다. 이방카(뒷줄 왼쪽 둘째) 백악관 보좌관과 사위 재러드 쿠슈너(뒷줄 왼쪽 넷째) 백악관 선임고문도 보인다.

미·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전격 회동한 2019년 6월 30일 김여정(가운데) 노동당 제1부부장(현 부부장)과 최선희(맨 오른쪽) 외무성 제1부상 등 북측 수행원과 박상훈(맨 왼쪽) 청와대 의전비서관(현 주스페인 대사) 등 남측 수행원들이 남·북·미 정상의 만남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이틀 간격으로 대미 담화를 발표했다. 김여정·최선희는 지난 1월 노동당 8차 대회에서 당내 지위가 동반 하락했지만, 대남·대미 사업 총괄이라는 ‘팀 김여정’의 역할과 위상은 여전하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지난 1월 당대회에서 김여정은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탈락하고, 제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강등됐다. 하지만 곧바로 우리 군이 북한의 열병식 동향 파악에 나선 것을 겨냥해 “세계적으로 처신머리 골라할 줄 모르는 데서는 둘째로 가라면 섭섭해 할 특등머저리들”이라고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해 ‘신변이상설’을 잠재웠다. 그리고 두 달 만에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는 담화를 내 건재를 과시한 것이다.

최선희는 지난 당대회 기간 당중앙위원회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됐다. 외무성 제1부상직을 유지하는지는 한동안 확인되지 않았고, 주요 행사에서도 식별되지 않아 신변이상설이 불거졌다. 하지만 18일 대미 담화를 통해 ‘생존 신고’를 하는 한편, 제1부상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확인됐다. 국무위원회(위원장 김정은) 위원(11명)직도 유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맡아온 대미 실무협상 총책 역할도 계속해서 맡을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주로 대미정책을 담당하고 북미 관계에 대한 입장을 대외에 발표했던 최선희의 역할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라며 “최선희는 2019년 6월부터 오늘까지 총 7차례 담화 형태의 메시지를 냈고, 모두 북미 관계 관련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국가정보원도 지난해 10월 최선희가 ‘혁명화 교육’(강제노역)을 받았다는 일부 언론의 추측을 부인하며 “(북한의 대미 라인인) 김여정·최선희 라인은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선희는 2018년 싱가포르 제1차 미북 정상회담과 이듬해 하노이 제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핵심 역할을 하며 미북 협상의 주축으로 꼽혀왔다. 그는 ‘하노이 노딜’ 이후 외무성과 당 통일전선부 관계자들이 대거 물갈이되는 상황에서도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7월까지 대미 담화도 꾸준히 발표했다.

올해 57세인 최선희는 김일성 책임서기를 지낸 최영림(91)의 수양딸이다. 북한판 ‘금수저’인 셈이다. 최선희는 노동당 입당 당시 보증인이 김정일이었을 정도로 김씨 일가가 신뢰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현재는 김여정의 대남·대미 외교활동을 보좌하며 측근으로 활동하고 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당내 위상 하락에도 김여정·최선희 팀에 대한 김정은의 신임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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