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봉클럽에 출연한 탈북민들
모란봉클럽에 출연한 탈북민들

고위급 탈북민들이 현 정부의 홀대 속에서 생활고를 겪고 있다는 본지 보도<22일 A1·5면> 이후 전직 외교관 출신 탈북민들과 북한 인권 단체들은 “상황이 이 정도로 심각할 줄 몰랐다”며 돕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태국 주재 북한 대사관 참사관을 지낸 홍순경 전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은 22일 “기사를 보고 특히 교회 쪽에서 ‘어려운 사정에 처한 고위급 탈북민들을 돕고 싶다'는 전화가 많이 왔다”며 “탈북 선배로서 후배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탈북민 단체장 A씨는 “기사를 본 여러 단체장이 도울 방법이 있는지 문의했다”며 “우리가 직장을 구해줄 순 없지만 생필품 같은 건 당장이라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 엘리트들의 어려운 형편을 다룬 기사가 정말 그들의 삶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어렵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정부가 정신 차리길 바란다”고 했다. 김석우 전 통일부 차관은 “이번 기사가 탈북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탈북민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서도 정부의 탈북민 홀대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법 행정을 전공 했다는 김모씨는 이날 페이스북에 본지 기사를 언급하며 “북한법 공부할 때 제일 필요했던 종류의 사람이 바로 이런 경험자인데, 이런 식으로 방치되고 있는 게 말이 되냐”고 했다. 탈북민 출신 목사 B씨도 이날 탈북민 커뮤니티에 “‘먼저 온 통일'인 탈북민들을 남북 관계 걸림돌로 여기는 이 정부의 행태가 참 답답하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북한 체제에서 엘리트 교육을 받았다고 한국에서도 특별 대우 하는 건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북한에서 엘리트였으면 그 능력을 다 한국 사회에 쓸 수 있는 것이냐”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더 높은 스펙을 가진 국내 청년들도 취업 못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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