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측이 이번 이산가족 서울방문 기간 중 TV방송의 보도 내용과 탈북자의 출연 등을 문제삼아 ‘철수’와 ‘일정 중단’ 등의 강경한 입장을 보이다가 방송사로부터 ‘해명서’를 받고서야 예정대로 일정을 마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북측은 먼저 16일 오후 삼원가든에서의 남북가족 동석(동석) 만찬을 앞두고, MBC TV의 그날 오후 특집뉴스에 나온 고유환(고유환) 동국대 교수가 “북측이 이번에 이산가족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경제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남측이 원하는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지않으면 안된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한 내용을 문제삼았다.

북측은 “인도주의적 정신을 훼손하는 발언”이라며 “사과하지 않으면 철수하겠다”고 말하고, 한동안 만찬장에도 안가겠다고 버텼다.

우리 측은 결국 경위를 파악한 뒤 “전문가가 악의없이 ‘인적 교류가 증가되면 경협도 잘 될 것’이란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구두로 설명해 북측을 가라앉혔다고 한다.

그러나 이날 만찬 후 북측은 다시 “왜 그 방송에 탈북자가 많이 나오느냐(출연하느냐)”고 항의하면서, 서면(서면)으로 해명하지 않으면 17일 일정도 예정대로 치를 수 없다고, 보다 강경한 자세로 나왔다.

북측은 17일 아침 일정 협의를 위한 연락관 접촉에도 나오지 않는 등 강경한 자세를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결국 MBC 측으로부터 “이산가족 상봉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서 피차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해야 하는 점을 인정한다”, “오래 전에 기획된 프로그램이고, 일부러 북한을 자극하기 위해서 만든 게 아니다”는 내용의 해명서를 전달받은 후에야 이날 일정에 들어갔다.

한편 통일부 관계자는 17일 낮 ‘북측이 우리 방송 보도를 문제삼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른다”고 답했다.

/홍석준기자 udo@chosun.com

/김기철기자 kich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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