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8일 현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조급한 마음을 갖지 말고 북한에 구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지 말라”고 지적했다. 일부 여권 인사가 주한미군 감축을 거론한 것에 대해서는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글로벌외교안보포럼 창립세미나에서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글로벌외교안보포럼 창립세미나에서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반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글로벌 외교안보포럼(대표의원 박진)’ 기조연설에서 “(여권의) 일부 책임 있는 지위에 있는 정치인들이 한미 군사훈련 중단, 주한미군 감축을 거론하는 데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비난했다. 이어 “상당히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이 아무리 해도 주한미군이 절대 나갈 리 없다는 식의 무책임한 발언을 하는 걸 보고 참 경악스러웠다. 개탄스러운 일”이라고도 덧붙였다.

앞서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7일 라디오에 출연해 “주한미군은 절대 철수 못한다”며 “철수하는 그날 태평양은 중국의 바다가 된다”고 말했었다.

반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강력 비판했다. 그는 “(남북관계는) 상호존중·호혜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너무나 일방적으로 북한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경우, 계속 북한에 끌려다니는 상황 밖에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통일부 장관, 청와대 안보실장, 국가정보원장을 새로 지명했다. 좋은 구상을 하겠지만 너무 단기에 (갈등) 국면을 해소하려고 하면 점점 더 우리는 어려운 위치로 간다”며 “조급한 마음을 갖지 말고, 북측에 구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지 말라”고 조언했다.

반 위원장은 여권이 추진하는 남북 종전 선언에 대해 “북한이 종전선언에 움직일리도 없고, 관심도 없을 것”이라며 “종전선언이 돼도 모든 걸 백지화하는 북의 행태에 비춰서 크게 의미 없다”고 했다. 이어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언급하며 “도발 행위를 아무런 자책도 없이 자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 정부가 취한 미온적 대응, 그야말로 억지로 한마디 안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보인 미온적 대응에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7/08/202007080230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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