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평양의 남측방문단은 16일 오전 개별 가족 면담을 하고 점심식사를 함께한 뒤 대동강을 따라 남쪽 만경대까지 운항하는 대동강 유람선을 타는 것으로 고향을 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랬다.

대동강 유람선은 평소 평양~남포간을 하루 한차례씩 운항했으나 이날은 남측 이산가족들을 위해 평양~만경대 구간을 특별 운항했다고 안내원은 설명했다.

평양이 고향인 강성덕(67)씨는 “겨울에 썰매를 타고 학교 다닐 때 보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고향에 온 느낌을 전했다. 평양 바로 옆의 순안이 고향인 임선근(74)씨도 “그때 모습 그대로 생각이 난다”면서 그때보다 환경정리가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동강 유람을 마친 남측 이산가족들은 버스로 약 40여분을 달려 평양시 강동군 대박산 기슭에 자리한 단군릉을 찾았다. 방북단이 도착하자 얼마 전 남한 언론사 사장 방북단의 안내를 맡았던 단군릉 강사 원경옥(42)씨는 “우리는 모두 시조 단군의 한 뿌리 자손임을 잊지 말고 꼭 통일을 이룩하자”고 말했다. 방북 이산가족들은 단군릉을 건립연도에 맞춰 1994개의 화강석으로 만들었으며 능을 수호하는 호랑이상의 무게가 50t이나 된다는 설명을 듣고는 탄성을 자아냈다. 소설가 이호철씨는 “굉장히 공을 들인 것 같다. 1년 만에 완공하다니 대단하다”고 했고, 장충식 방문단장은 “북한에 오기 전 사학자들과 어떻게 하면 단군릉에 갈 수 있을까 하는 얘기를 나눴는데, 내가 먼저 오게 됐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단군릉 내부의 큰 문갑상자 내 유리관에는 단군과 단군 아내의 유해를 모셔놓았다며 이산가족들에게 보여줬다.

남측 이산가족 방문단이 유람선을 타고 대동강을 관광하는 도중 미국 정보함 ‘푸에블로’호가 쑥섬 근처에 정박된 광경이 보였다. 이 함정은 지난 68년 1월 북한에 의해 나포된 미국 정보함으로, 배수량 906t, 길이 54m, 폭 10m이다.

이 함정은 북한에 나포된 후 원산 앞바다에 정박돼 있다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지난해 10월께 대동강 기슭 ‘충성의 다리’ 부근에 옮겨져 일반에 공개됐다. 이곳은 1886년 8월 미국 상선 ‘제너널 셔먼’호가 침몰된 장소다.

/평양=공동취재단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