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일 만에 또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김정은은 이 미사일이 "남한에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미사일의 과녁이 미국도, 일본도 아닌 한국이라는 것이다. 북의 신형 이스칸테르 미사일은 불규칙 비행으로 요격을 회피하는 능력이 특징이다. 우리 공군 비행장이나 항만이 이 미사일을 막지 못해 무력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심각한 사태다.

그런데 최근 북의 미사일 도발 이후 한·미에는 전에 없던 괴상한 풍조가 생겨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안보 사태가 벌어질 때마다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계속 반복돼 일부러 피하는 듯한 인상마저 주고 있다. 북의 첫 미사일 발사 때도 그랬고 이날도 그랬다.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해 우리 공군기가 경고 사격을 하는 초유의 사태 때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같은 안보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NSC를 주재하면 국민에게 불안감을 줄까 봐 그런다고 한다. 군 통수권자가 안보를 챙기는 것이 국민에게 불안감을 준다는 것은 해괴한 논리다. 또 대통령이 '평화가 왔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NSC를 주재할 수 없다고도 하고, 김정은과 또 만날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고도 한다. 모두 납득할 수 없다. 미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이 한국을 겨냥한 것이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다고 한다. 아무리 트럼프가 특이한 사람이라고 해도 이는 동맹국 관계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본 아베 총리는 '일본 안보에는 영향이 없다'고 트럼프와 같은 말을 했다.

김정은은 문 대통령과 트럼프, 아베를 보고 무슨 생각을 했겠나. 한국을 겨냥한 단거리 탄도 미사일은 마음대로 발사해도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한국민만 무방비로 당하게 됐다. 한·미가 '평화 쇼' 한다고 김정은에게 '도발 허가증'을 발급한 셈 아닌가.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31/201907310291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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