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지는 전반전 남부의 골문을 지키면서 최용수(안양)의 헤딩슛 등 중부의 결정적인 슛을 세차례나 막아냈다. 이어 하프타임에 벌어진 캐넌슛 대회에서는 역대 최고속도인 시속 133km짜리 슛으로 대표팀의 스트라이커 최용수(132km) 등 국내 내로라하는 슈터들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시속 133km는 98년 초대 캐넌슈터 유상철(128km·당시 울산)과 작년 이기형(123km·수원)의 슈팅 스피드를 능가하는 역대 최고 기록.
김병지는 10개구단 릴레이에서도 1번주자로 나서 고종수의 맹추격을 따돌리는 스피드를 과시해 4만9000여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김은 상금 700만원(MVP 500만원, 캐넌슈터 100만원, 승리수당 100만원)중 600만원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에, 100만원은 “집사람 선물을 사는 데” 쓰겠다고 말했다.
남부팀은 선이 굵고 시원시원한 플레이가 빛났고, 중부팀은 아기자기한 패스와 개인기가 눈길을 끌었다. 남부는 전반 3분 이동국(포항)이 첫 골을 뽑아내고 21분 이영표(안양)의 자책골, 전반 39분 최문식(전남)의 골로 3―0으로 앞섰다. 중부는 후반 1분 데니스(수원)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이용발(부천)이 성공시킨 뒤, 8분 박남열(성남)이 추가골을 터뜨려 3―2로 추격했으나 전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아버지를 북한에 둔 남부팀의 이회택 감독은 경기 전 기자들에게 “오늘 만남이 왜 늦어졌느냐” “식사도 함께 못하게 하면 어떡하냐”고 말하는 등 이산가족 상봉에 깊은 관심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홍헌표기자 bowler1@chosun.com
/안용현기자 justic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