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조정실이 22일 국무회의에 보고한 '2018년 정부 업무 평가'에서 통일부·복지부 등 6개 부처가 가장 높은 '우수' 등급을 받았다. 통일부는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 개최로 전쟁 위험을 해소했다"는 '공'을 세웠다고 한다. 남북 정상회담은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 테지만 전쟁 위험의 본질인 북핵은 폐기는커녕 그 반대로 갈 조짐만 무성하다. 북핵 폐기를 이루려면 대북 제재로 김정은이 북핵 셈법을 바꾸게 해야 하는데 통일부는 오히려 남북 경협 과속 등으로 제재를 이완시키려 했다. 국방부의 '남북 군사 합의 이행'도 우리 안보에 구멍을 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공'으로 평가됐다. 북한·안보 분야에서 보완할 점으로 지적된 항목은 거의 없었다. 정말 우리 안보는 탄탄대로인가. 미국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김정은의 기만전술에 놀아났다'는 강한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스스로 '최우수' 성적을 줬다.

복지부는 "기초연금 인상과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으로 맞춤형 복지를 강화했다"는 '공'을 세웠다고 한다. 세금으로 돈 뿌리는 것을 누가 못하나. 기초연금 인상으로 올해 11조원, 2030년 39조원이 필요한데 이 돈은 누가 내나. '문재인 케어'도 이번 정부에선 30조원이 들지만 다음 정부에선 52조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한다. 고용부가 '전등 끄기' 단기 알바 등 가짜 일자리를 쏟아 낸 것조차 "일자리·사람 중심의 정책 본격 추진"이라고 했다.

정부가 스스로 업무 평가를 하는 것은 제 자랑이 아니라 잘못된 부분을 찾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일 것이다. 이 정부가 잘한 일도 있지만 짧은 기간에 저지른 오류는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이제 국민의 평가도 냉정해지고 있다. 정부가 국민 시선을 의식한다면 자화자찬보다는 겸허해지는 것이 옳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22/201901220272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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