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109세 노모가 생존해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가 지난 9일 뒤늦게 사망 사실을 재통보받았던 장이윤(장이윤·71·부산중구)씨는 평양에서 조카들로부터 어머니의 사망일을 최종 확인하고 다시 한번 오열했다. 돌아가셨다는 말이 도무지 믿기질 않아 ‘혹시나’하는 마음이었지만, 역시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안계셨다.
“어떻게 38년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존해 계신다고 잘못 알려줄 수가 있단 말입니까…. ” 장씨는 어머니의 잘못된 생존소식을 듣고 너무 기뻐 뜬 눈으로 새웠던 날들이 야속하기만 했다.
10남매(7남3녀) 중 막내로 태어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유난히 강한 장씨는 북한의 조카들 앞에서 한동안 말문을 잇지 못했다. 큰 형님 명택씨의 막내 아들인 조카 준석(52)씨가 몸이 불편한 형 대신 할머니의 제사를 모시고 있다고 했다. 한바탕 통곡한 뒤 장씨는 냉정을 되찾고 이제 환갑 전후의 나이가 된 두 조카와 도란도란 지난 얘기를 주고 받았다. 장씨는 “비록 어머니는 돌아가셨지만 50년 만에 혈육을 만날 수 있었다”며 “지난 아픈 세월을 조금이나마 보상받은 것 같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평양=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