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군사회담 14일·체육회담 18일·적십자회담 22일 개최 합의
남북 고위급 회담 정례화 합의…실무회담 총점검 역할
“6·15 남북 공동행사 개최하지 않는 방향으로 의견 모여”
“억류된 우리 국민에 대해서도 의견 나눠…北 관련기관에서 검토 중”
탈북 여종업원 논의됐냐 묻자…조 장관 “북 억류자와 탈북 여종업원 문제는 별개”
 
조명균 통일부 장관(왼쪽)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1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을 마친 뒤 공동보도문을 교환하며 악수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새로운 계절이 시작되는 때에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과정에 돌입했다.”

남북 고위급 회담 우리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1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회담 공동보도문을 발표한 뒤, 이같이 말했다.

이에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6월 1일부터 여름이 시작되는데 여름철에 무엇을 어떻게 가꾸는가에 따라서 가을의 풍요함이 판가름난다고 생각한다”며 “북도 남도 그렇고, 여기 모인 기자선생들도 다 힘을 합쳐 가을이 왔다”고 말했다.

남북은 이날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고위급 회담을 가졌다. 이날 회담에서 남북은 군사적 긴장완화를 협의할 장성급 군사회담을 오는 14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남북통일 농구 경기와 아시안게임 공동 참가 등을 논의할 체육회담을 18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기로 했다. 8·15 이산가족 상봉 등을 논의할 적십자회담은 22일 금강산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남북은 이날 오전 회의 종료 후 곧바로 공동보도문 문안 조율에 착수했다. 이후 4차에 걸쳐 수석대표 접촉을 진행하며 공동보도문 문구를 조율했다. 리선권은 종결회의에서 “공동보도문 조율과 관련해 일정한 시간이 흘렀지만 그것 역시 북남 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긍정적인 차원에서 이뤄진 시간이라고 인식한다”고 말했다.

남북은 이날 회담에서 ‘고위급 회담 정례화’에도 뜻을 모았다. 이와 관련, 리선권은 “앞으로 고위급 회담을 정례적으로 (열어) 부문별 실무회담의 진행과정들을 봐가면서 총점검을 하고, 다시 임무를 주는 방향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공동보도문에 명기했다”고 설명했다.

남북은 또 향후 당국간 협의를 긴밀히 하고 교류·협력을 지원하기 위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공단에 설치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실무적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조명균 장관은 회담 종료 후 가진 브리핑에서 “조만간 남측 인원이 들어가서 현장을 확인하고 개보수나 사무실을 설치하기 위한 필요한 준비 관련해서 현장을 살펴보기로 했다”면서 “공사를 시작하게 되면 아무래도 남측 인원이 현장에 상주해야 하고 북측과 협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공사를 시작하면서 임시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 운영하자고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리선권은 회담 종료 후 북측으로 이동하는 길에 만난 우리 측 기자가 ‘개성공단 시설 정비’와 관련해 질문하자 “정비가 필요하단 소리를 한 거 없다”고 답했다. 기자가 이어 ‘공동연락사무소 6월 중 개설을 기대해도 되느냐’고 묻자, 그는 “시간이 증명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또 “6·15 공동선언 공동 행사는 개최하지 않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는 “6·15를 전후해서 남이나 북이나 여러가지 일정이 있다. 남북간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를 정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를 토대로 문서교환 방식으로 어떻게 의미있게 행사를 넘길 것인가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담에선 현재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은 “남측 주민이 북한에 억류돼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면서 “북측에선 억류자 문제와 관련해 관련기관에서 검토를 하고 있다고 설명을 해왔다”고 전했다.

이어진 질의 응답에서 기자가 ‘송환을 전제로 검토하는 것이냐’고 묻자, 조 장관은 “과거 억류자 문제에 대해 북측이 보여온 반응을 감안한다면 북측에서 관련기관 검토하고 있다는 것의 의미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조 장관은 ‘탈북 북한식당 여종업원의 송환’과 관련해 북측의 언급이 없었느냐는 질문엔 “억류자 문제와 여종업원 문제는 분리된 문제라고만 설명할 수 있다”고 했다. ‘오늘 회담에서 여종업원 얘기는 없었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북측이 여종업원 문제는 오늘 얘기하지 않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면서 “아시다시피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여종업원 문제와 억류자 문제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쪽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제가 말씀드린 것까지 하는게 앞으로 억류자 문제 풀어가는데(도움이 될 것)”라고 덧붙였다.
 
1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남측 대표단이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북은 이날 오전 전체 회의에서 회담 공개 여부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였다. 북측은 지난 1월 9일 열린 고위급 회담에서도 회담 전체 공개를 제안한 바 있다.

리선권은 오전 전체 회의 모두발언에서 “판문점선언이 온 겨레의 지지는 물론 세계의 환영을 받고 있는 조건에서 선언 이행을 위한 첫 북남 고위급 회담인 만큼 공개적으로 기자선생들이 다 있었으면 좋겠다”며 “회담문화도 좀 개변할 겸 과거와 결별할 겸 새로운 출발을 하는게 어떤가”라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기자선생들이 정의와 진리의 대변자들이고 여론을 선도하는 선각자인 탓에 기자선생들이 쭉 우리 회담상황을 보면서 ‘아 이렇게 좋은 결실이 마련되고 있구나’하고 보도하면 얼마나 좋겠나”며 “신뢰라는 것이 다른건가. (회담)내용을 투명성 있게 공개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조명균 장관은 “기본적으로 회담문화를 바꾸자는 것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다만 효율적인 회의 진행을 위해서 우선 처음에 시작할 때 잠깐만이라도 기본적인 얘기를 나눈 다음에 정리된 것을 갖고 논의하는 것은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선권은 “기본적인 논의하는 것 좀 (기자들이)들으면 좋겠는데”라면서 “회담이라는 거는 타협의 예술이라고 했으니 타협을 하자. 오늘은 양보를 하겠다. 다음엔 공개를 좀 하자”고 회의 비공개 전환을 수용했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 1일 오전 남북고위급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판문점 북측지역에서 남측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리선권은 지난달 16일 개최 예정이었던 남북 고위급 회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5월 16일 개최 예정됐던 북남 고위급 회담이 무기한 연장됐다가 북남 수뇌분들이 전격적으로 4차 수뇌상봉을 열으시고 오늘 이자리를 마련해주지 않았다면 올해 연말까지 또 내년까지 회담이 진행될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역지사지하는 마음에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의제들을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에 조명균 장관이 “올 1월부터 매달 만났다. 5월에도 예정이 돼있다가 오늘이 6월 1일이니까 사실상 한달에 한번 만나는(상황)”이라고 하자, 리선권은 “5월에 우리가 만나지 못한 것은 기자 선생들도 있으니까 자기비판은 하지 말고 넘어가자”고 받아쳤다 .

이날 회담에는 우리측에서 수석대표인 조명균 장관과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김남중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안문현 국무조정실 심의관 등이 대표로 나섰다.

북측에서는 리선권 위원장을 단장으로 김윤혁 철도성 부상, 원길우 체육성 부상, 박용일 조평통 부위원장,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민경협) 부위원장 등 5명이 대표단으로 나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01/201806010133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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