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우호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도 두드러지고 있다. 교류ㆍ협력의 폭이 넓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서로간에 남다른 `애정'도 과시되고 있다.

이같은 북-러 협력관계는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의 일극체제(一極體制)와 대북 강경정책으로 북ㆍ미관계가 냉각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3일 `조-로(러) 친선협조 관계 새롭게 발전'이라는 제목으로 북한과 러시아 사이의 최근 협력강화 동향과 의미 등을 두루 다뤘다.

조선신보는 '우리 나라(북한)와 로씨야(러시아)사이의 친선협조 관계가 가일층 심화되어 나가고 있다'며 올들어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가 두 차례나 평양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하고 지난 2월 평양을 방문한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극동지역 대통령 전권대표를 접견한 것은 물론 지난달 평양에서 `러시아연방 대통령 악단'의 공연을 관람한 사실을 언급했다.

조선신보는 북-러 관계의 새로운 발전이 김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의해 마련되고 있음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2000년 7월 방북과 김 총비서의 지난해 8월 러시아 방문을 염두에 둔 말이다.

이 신문은 북한과 러시아 간 인적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북한측에서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과학원대표단, 원자력총국대표단 등이 러시아를 방문했고 러시아측에서도 풀리코프스키 극동지역 대통령 전권대표와 `러시아연방 대통령 악단', 국가규격화 및 개량위원회 대표단 등이 방북했다.

나아가 풀리코프스키 전권대표가 4월에 또다시 평양을 빙문할 예정이며 조창덕 내각 부총리가 인솔하는 북한 정부대표단이 4일부터 12일까지 러시아 극동지역을 방문한다.

그같은 결과 쌍방간에 △의학과학교류에 관한 협정이행을 위한 합의서(1.31) △규격ㆍ계량 및 품질관리부문 협조계획서(2.10) △조선국제무역촉진위원회와 러시아 `원동투자회사'사이의 협조에 관한 비망록(2.12) △과학협조에 관한 협정(3.22) 등 각 분야의 협정들이 체결되었다.

조선신보는 북-러 간 친선협조관계는 '새 세기에 강성대국 건설에 떨쳐나선 조선인민과 강력한 로씨야를 건설하려는 두 나라의 근본이익으로부터 출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는 평등과 상호 존중, 호혜의 원칙에 기초한 새로운 공정하고 합리적인 국제질서를 수립하는데 부합된다고 말했다.

특히 조선신보는 북-러간 새로운 발전은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전에도 큰 의미를 가진다며 '세계에 대한 일극주의 지배를 노린 미국이 `미사일방위(MD)체계'수립을 추진하며 지난해 9월 11일의 습격사건(9.11 테러사건) 이후로는 더욱 횡포한 전쟁소동을 강행해 나서고 있는 속에서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어 한층 돋보인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부시 정권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북한을 비롯해 러시아, 중국 등 7개국을 핵공격 대상에 포함시킨 `핵태세검토(NPR)보고서'를 작성한 점을 거론하며 '이러한 소동으로 말미암아 특히 조선반도에서는 북남관계를 답보 시키고 긴장을 격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북-러 공동선언에서 밝힌 것처럼 북-러 간 친선협조관계의 새로운 발전은 평등하고 호혜적인 관계를 이룩하려는 세계적 추세에 부합될 뿐만 아니라 부시 정권의 횡포에 제동을 걸어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를 지키는데서 큰 의의를 갖는다고 역설했다.

이 신문은 북ㆍ미회담을 중단시킨 채 `핵사찰'을 강조하고 있는 부시 정권의 대북 강경책으로 경수로 건설의 전망이 어둡다고 전제하고 이같은 상황속에서 북-러 간에는 북한에 새로운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문제가 협의되고 있으며 또한 러시아 철도부의 평양대표부가 설치되는 등 철도연결을 위한 사업도 진척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철도연결사업은 남북한의 철도연결을 전제로 한 것으로서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끝으로 '원자력발전소 건설과 철도연결사업은 두 나라의 경제적 이익에 부합될 뿐 아니라 북남관계의 발전을 전제로 한 평화와 협조의 상징이며 그것은 부시 정권의 난폭한 강경책과 선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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