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남·북 왕래에서 육로 대신 왜 돈이 많이 드는 항공편을 원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 정부 당국자들의 분석은 두세 가지. 하나는 판문점에서 평양에 이르는 고속도로 사정이 여의치 않는 데다, 고속도로 주변 모습을 남한 기자단이나 민간인들에게 보이기를 꺼리기 때문일 거라는 분석이다. 또 북한주민에게 남·북한간 왕래가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지 않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있다.

일부에선 남·북한이 별개 국가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라는 관측도 있다. 한 당국자는 “오는 29일 평양에 들어가는 제2차 장관급회담 우리 측 대표단도 항공기로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항공기로 남·북한을 오갈 때 여권이 있어야 할까. 중국 베이징(북경)을 거쳐 서울이나 평양으로 오간다면 중국을 거칠 때 여권이 필요하다.

그러나 북한 사람이 김포 공항에 들어오거나 남한 사람이 평양 공항에 들어갈 때는 여권을 제시하지 않는다. 남한에 오는 북한 사람은 우리측 통일부 장관이 사전에 발급해 남한 측 초청기관을 통해 전달받은 방문증명서를 갖고 들어온다.

그러나 당국간 합의에 따라 남한에 오는 북한 대표단은 방문증명서 대신 북한내각 총리 명의의 신분증을 개개인이 소지한다. 1990년 이전부터 확립된, ‘남·북한 왕래자는 자기측 총리 명의의 신분증을 소지한다’는 관례에 따른 것이다. 출·입국 심사 때는 북측이 미리 우리 측에 넘겨준 대표단 명단과 신분증 등을 대조하고 입국시킨다.

오는 15일 항공기로 올 가능성이 큰 북한 이산가족 방문단 151명도 마찬가지 절차를 밟게 될 것이다.

/김인구기자 ginko@chosun.com

북한측이 제의한 이산방문단 직항로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