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작년 12월 일본 수역을 침범했다가 침몰당한 북한 선적으로 추정되는 괴선박을 조기에 인양하라는 요구를 일본측에 하고 있다고 요미우리(讀賣) 신문이 10일 보도했다.

신문은 “미국 정부 고위당국자가 지난달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한 때를 전후해 이 같은 요구를 일본측에 전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미국 정보기관이 괴선박에 화학 무기나 생물학 무기와 관련된 물질이 실려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미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측은 이 같은 판단에 따라 일본이 인양 작업에 착수할 경우 중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에 해당되는 주변 수역에 대한 경비 업무를 수행해 줄 수 있다는 뜻도 전달했다면서, 싣고 있던 물건 중에는 마약이나 위조지폐, 암호표(暗號表) 등이 있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이를 명백히 밝힐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했다.

괴선박 문제와 관련, 중국 탕자쉬안(唐家璇) 외교부장은 지난 6일 “일본이 괴선박을 총격한 것은 경솔한 무력행사였다”고 비난했으며, 일본 정부는 “총격은 법치국가, 주권국가로서 당연한 것이었다”고 맞섰다.

일본측은 4월 말쯤 본격적인 사전 탐사를 진행한 뒤 인양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입장만을 정리한 상태다.
/ 東京=權大烈특파원 dy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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